▲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 1월 20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코리아=오 윤 기자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경영 리더십 위기에 빠졌다. 그룹 핵심계열사인 중공업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발목을 잡히면서 기업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특히 신용등급이 하락되고 연이은 부실시공 논란까지 겹치면서 경영위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조 원의 단기차입금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5월 약 1조 원의 회사채를 해결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자칫하면 유동성 위기까지 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박 회장에겐 ‘가시밭길’이라는 전망이 거세다.

 

두산의 위기는 文 정부 탈원전 탓?

 

 

두산중공업은 이달 초 경영난 타개를 위해 명예퇴직에 이은 일부 휴업 검토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1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노조에 경영 휴업을 위한 노사 협의 요청서를 보냈다.

 

 

정연인 사장은 "3년간 지속된 수주물량 감소로 올해 창원공장 전체가 저부하인 상황이고 2021년에는 부하율이 심각한 수준까지 급감한 뒤 앞으로도 일정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경영위기 악화 원인 중 하나로 원자력 및 석탄화력 프로젝트 취소로 인한 수주 물량 감소를 들었다. 앞서 정부의 7차 전력수급계획에 포함돼 있던 원자력 및 석탄화력 프로젝트들이 8차 전력수급계획에서 대거 빠지며 두산중공업의 수주 가능 사업은 크게 감소했다. 원전 3개 프로젝트·석탄-액화천연가스(LNG) 전환 3개 프로젝트 등 약 10조 원 규모 수주 물량이 증발하기도 했다.

 

 

그는 "2012년 고점 대비 현재 매출은 50% 아래로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17% 수준에 불과한데 최근 5년간 당기순손실은 1조원을 넘어서면서 영업활동만으로는 금융비용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두산중공업에 대해 휴업 검토 소식으로 주가가 급락했지만 조업 중단은 아니라며 유동성 문제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언론에 보도된 휴업이 창원공장 생산에 대한 조업중단이나 사업중단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다"면서 "회사측은 공시를 통해 휴업 검토는 사업 부문이 아닌 유휴인력에 대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유동성 문제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두산중공업의 현재 별도기준 사채는 1조5000억 원 수준이며 이 중 올해 4월 27일 만기되는 외화공모사채 6006억 원은 수출입은행의 지급보증을 받고 있으며 대출 전환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5월 4일 4998억 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에 대한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며 대주주인 두산 지분 920억 원을 제외한 4080억 원은 대부분 상환청구가 들어올 것으로 대신증권은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회사 측은 4700억 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과 프로젝트 정산 대금, 유휴자산 매각, 추가적 자금조달 등 을 통해 대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해 본업(두산중공업에서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을 차감) 매출액은 3.8% 증가, 영업이익은 24.4% 감소했다. 작년 신규수주는 4조 원, 수주잔고는 14조 원 정도로 추정되며 실적과 업황의 개선 속도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적 ‘가시밭길’ 박정원 회장 리더십 시험대, 결과는

 

 

박정원 회장이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는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의 재무부담으로 지난해 5월 정기평가 기준 한국신용평가에 신용등급이 기존 ‘A-’에서 ‘BBB+’로 하향되고 지난해 10월부터 올 상반기 하락장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산은 고배당을 예고했다. 두산은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8조6030억 원, 영업이익 1조435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우한에서 발생해 현재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일명 우한폐렴)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국내외 증시가 불안하다. 금융투자업계는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수익률을 높인 기업들에 집중하라고 말하고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락장에서 고배당주를 저가매수한 뒤 연말이나 내년 초 배당수익을 챙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전략이다. 다만 지금처럼 주가가 계속 떨어지는 국면에서는 추이를 지켜보면서 분할매수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하락장에서는 배당금액이 절대적으로 큰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한 종합적으로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배당금을 받아도 주가가 더 크게 하락하면 주식을 처분할 때 손실이 나기 때문이다. 다만 반대의 경우 높은 배당수익률 외에 주가 상승으로 인한 차익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두산중공업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풍력 등 타 발전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 그룹사 전체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해 미래 시대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현재 매출은 지난 2012년 고점 대비 50% 아래로 떨어졌고 영업이익도 17% 수준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9년 당기순손실 1043억 원으로 2013년 이후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최근 5년간 당기순손실은 1조 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