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윤 기자
▲오혁진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야권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다. 기자 취재에 따르면 일부 비문계 의원들은 이 대표의 행보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 대표는 최근 열린민주당과의 신경전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정당은 `더불어시민당`이라고 노골적으로 밝혔다. 이 대표는 열린민주당에 대해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참칭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친문재인’, ‘친조국’ 색깔을 거리낌 없이 보인 열린민주당에 견제구를 날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열린민주당 비례 2번인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이 대표의 발언에 "'참칭'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라며 "감히 '미래'와 '통합', '한국'을 참칭하다니"라고 했다. 같은 당 김성회 대변인도 논평에서 "이름을 팔고 다닌다는 뜻의 '참칭'까지, '민주당'이라는 이름을 공유하는 동지로서 안타깝다"고 했다.

청와대도 열린민주당에 대해 거리를 두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청와대 관계자는 “열린민주당에 출마한 청와대 인사들은 개인적인 행보다. 청와대와 연관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하는 게 솔직히 편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로서는 머리가 아픈 상황이다. 견제구를 날리며 연일 비판한다고 해도 열린민주당은 거침없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26일 리얼미터의 총선 비례대표 정당투표 조사에서 열린민주당 지지율은 11.6%를 기록했다. 더불어시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9.1%포인트 하락한 28.9%였다.

정치권은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에 위기가 온 것이 아니냐고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례정당인 시민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에 더 큰 분열이 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총선에서 압승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다. 솔직히 열린민주당과 함께 한다면 지지율로 봤을 때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문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친문 순혈주의’를 강조하는 이 대표의 행보를 달갑게 여기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이른바 ‘금태섭 사건’ 때문이다. 앞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 강서갑 경선에서 신인인 강선우 전 민주당 부대변인에게 패배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민주당 ‘친문 벽’에 막힌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금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몇 안 되는 ‘소신파’로 평가받던 인물이다. 그는 당내 검찰 개혁의 핵심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에 반대하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민주당 당원들은 금 의원에게 출당을 요구했고 ‘비문’이라는 낙인이 찍히게 됐다.

비문계 의원들의 따가운 시선과 열린민주당이라는 암초가 더불어민주당의 분열이 될 것이라는 정치권의 관측이 제기되면서 이 대표가 사실상 ‘딜레마’에 빠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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