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랜저.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한국GM, 쌍용자동차로 이뤄진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이들 회사의 전체 내수 판매량 중 81%가 업계 1, 2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기아차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국내에서 판매된 차량 10대 중 8대는 현대·기아차인 셈이다.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의 경우 얼마 전 출시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이 판매 호조를 보이며 반등을 꾀하고 있지만, 쌍용차는 신차 부재에 따른 판매 부진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일명 우한폐렴) 영향을 받으며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일 국내 완성차 5개사가 발표한 ‘3월 실적 발표’를 종합하면 현대·기아·르노삼성·한국GM·쌍용은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총 15만1025대를 판매했다. 이 중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은 12만3188대로 전체의 81.5%를 차지한다.

먼저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전년동기 대비 3.0% 증가한 7만218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의 실적 개선은 신차가 견인했다. 그랜저는 지난달 1만6600대가 팔리며 전체 세단 판매(2만8860대)를 이끌었다. RV는 팰리세이드 6293대, 싼타페 5788대 등 총 2만2526대가 팔렸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V80이 3268대 팔리며 전체 판매(6203대)를 이끌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생산 차질과 수요 위축에도 불구하고 신차 효과 덕분에 판매가 증가됐다”며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활동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판매 정상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총 5만1008대를 판매했다. 전년동월 대비 15.3% 증가한 성적표다. 이처럼 기아차가 국내 판매 5만대를 돌파한 것은 2018년 4월 이후 23개월 만이다.

기아차의 실적 개선 역시 신차가 이끌었다. 여기에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도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기아차가 가장 많이 판매한 차량은 K5로 8193대다. 3세대가 출시된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 기아차 월간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K5를 포함해 승용 모델은 K7 5,045대, 모닝 4,126대 등 총 2만4752대가 판매됐다.

RV 모델은 소형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셀토스가 6035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지난달 출시한 4세대가 출시된 쏘렌토는 3875대, 카니발 3179대 등 총 2만131대가 판매됐다.

기아차 관계자는 “3세대 K5, 4세대 쏘렌토 등 최근 기아차가 출시한 차량들이 고객들에게 높은 상품성을 인정받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완성차 5개사의 전체 내수판매량(15만1025대) 중 현대·기아차의 판매량(12만3188대)을 제외한 나머지 2만7837대는 르노삼성차와 한국GM, 쌍용차가 나눠 가졌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1만2012대를 판매했는데, 전년동월 대비 83.7% 증가했다. 전월 대비로 보면 227% 성장했다.

판매 부진에 시달리던 르노삼성은 지난달 출시한 XM3가 총 5581대 판매되며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이 모델은 지난달 말까지 총 1만7263대의 누적계약대수를 기록하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주력모델인 QM6 역시 지난달 5008대가 판매됐다. 전년동기 대비 74.4% 판매량이 증가했다. 지난달 SM6도 1147대 팔리며 판매량이 점차 회복되는 모양새다.

한국GM도 르노삼성차와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총 8965대를 판매했는데, 전년동월 대비 39.6% 성장했다.

이러한 한국GM의 성장은 트레일블레이저가 이끌었다. 3187대가 팔려 브랜드 내 ‘베스트셀링 모델’로 선정됐다.

지난달 한국GM의 RV 내수 판매는 트레일블레이저를 비롯해 트래버스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또 볼트EV를 포함해 트래버스, 콜로라도, 이쿼녹스 등 수입 판매 모델도 6개월 연속 1000대 이상 판매를 기록했다.

쌍용차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전년동기 대비 37.5% 감소한 6860대 판매에 그치며 5개사 중 꼴찌에 머물렀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국내외 실물경제 위축에 따른 시장상황 악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코로나19 악재에도 비교적 내수 시장에서 선방한 다른 회사와 달리 쌍용차의 지난달 실적은 더 악화됐다. 경쟁 업체들과 달리 ‘신차 부재’라는 열악한 상황이 판매 부진과 실적 악화라는 악순환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달 새롭게 출시되는 첨단 커넥티드 서비스 론칭을 바탕으로 주력 모델의 상품성 강화를 통해 판매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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