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신세계그룹 계열사 신세계프라퍼티가 임대인들을 대상으로 착한 임대인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로부터 인천공항 임대료 할인 혜택을 받아놓고, 정작 자신들이 임대료를 받는 임대인들에게는 임대료 인하가 아닌 ‘3개월 유예’를 고수하면서 '착한 임대인'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프라퍼티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명 우한폐렴)로 인해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코엑스몰 임대인들에게 임대료를 3개월간 유예해주겠다고 했다. 다만 이를 두고 임대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겉으로 보기에는 코로나19로 불어닥친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는 듯한 모습이지만, 사실상 임대료 감면이 아니라 유예이기 때문에 결국 임대인 입장에서는 빚만 늘었다는 것이다.

기존에 코엑스몰은 건물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한국무역협회에서 소상공인에게 바로 임대료를 받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6년부터 신세계프라퍼티가 한국무역협회로부터 위탁운영권을 따내면서, 신세계프라퍼티가 입점업체들에게 재임대해주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코엑스몰 전체를 통으로 임대해 입점업체들에게 재임대해주고 고정임대료와 수수료를 받는 ‘마스터리스’ 방식이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코엑스 내 상반기 전시회가 모두 취소되면서부터 생겼다. 코엑스몰은 전시회, 행사 등으로 인한 유동인구가 많아 임대료가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행사가 전부 취소되면서 입점 업체들이 전부 마이너스 매출을 찍게 된 것. 코엑스의 한 달 임대료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입점 업체들은 임대료 인하가 절실한 상황에 내몰렸다.

그럼에도 신세계프라퍼티는 임대료를 낮추지 않고 3개월 유예 방안을 고수하고 있다. 당초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실시했지만, 오히려 3개월 후가 벌써부터 걱정된다는 반응이 줄을 짓는다. 임대료 유예가 부담을 덜어주는 데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는 것처럼 생색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지어 신세계는 최근 정부로부터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20% 감면받아 논란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이마저도 기존 정부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해서만 임대료를 25% 감면해주겠다고 하자 역차별이라며 반발해 얻어낸 할인혜택이다. 이렇게해서 정부로부터는 임대료를 감면 받아놓고, 정작 자신들이 임대료를 받는 소상공인들의 고통은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입점업체의 임대료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해줄 수 없으나 현재 추가적인 지원방안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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