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기존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수수료 요금 체계를 개편한 가운데, 외식업주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결국 체계 개편 6일 만에 꼬리를 내렸다. 4월에 해당 수수료 체계를 선택한 업주들에게 지불한 금액의 절반을 돌려주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6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코로나19로 외식업주들이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하고 새 요금체계를 도입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즉각 오픈서비스 개선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오픈서비스는 기존 배달의민족 광고 수수료 체계였던 ‘오픈리스트’가 개편된 것으로, 도입 전부터 점주들 사이에서 논란이 거셌다. 기존 수수료 체계였던 오픈리스트는 배달의민족 앱(app) 내 업종 상단에 노출돼 1건의 거래당 6.8%의 수수료를 떼는 방식이었으나, 오픈서비스로 변경되면서 배달 주문이 성사될 때마다 건당 수수료를 내게 된 것이다.

배민 측은 건당 수수료가 6.8%에서 5.8%로 낮아졌기 때문에 기존 수수료체계보다 점주들에게 좋을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점주들 사이에서는 소상공인을 상대로 한 꼼수라며 지적이 잇따랐다. 오픈서비스가 수수료 자체는 낮아졌으나 울트라콜(매달 8만8000원의 월정액 광고서비스)보다 상단에 노출이 되고, 오픈서비스에 가입하지 않고 울트라콜만 이용하게 될 경우 매장의 이름이 후순위로 밀려 결국 모든 점주가 오픈서비스에 가입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광고 서비스를 울트라콜만 이용했던 점주는 매달 월정액 8만8000원만 내면 됐던 것에서 주문 건당 5.8%의 수수료를 내야하므로 총 주문 금액의 5.8%를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한 달에 1500만 원의 매출을 낸 업장에서는 87만 원을 광고비로 지불하게 된다.

이같은 항의가 빗발치자, 결국 배민 측은 오픈서비스 도입 6일만에 꼬리를 내렸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입장문에서 “영세업소와 신규 사업자일수록 주문이 늘고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는 개편효과에만 주목하다보니 비용부담이 갑자기 늘어나는 분들의 입장은 세심히 배려하지 못했다”며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분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포함해 여러 측면으로 보완할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오픈서비스 도입 후에 이어지는 주문 건 등의 데이터를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오픈서비스 도입 후 5일간의 데이터를 전주 동기와 비교분석 해보면, 오픈서비스 요금제에서 비용부담이 늘어나는 업주님과 줄어드는 업주님의 비율은 거의 같게 나타나고 있다”며 “데이터가 축적되면 향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는 오픈서비스 도입 5일 데이터만 가지고는 손익을 확실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입장이 나온다. 당초 오픈서비스 개편을 앞두고 점주들이 지적했던 부분은 ‘한 달 광고료로 나가는 지출이 늘어난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어 4월 오픈서비스 비용에 대해 금액의 절반을 돌려주겠다고도 했다. 그는 “월 최대 15만 원 한도내에서 3,4월 수수료의 절반을 돌려드리는 정책을 지난달 이미 발표한 바 있다”며 “당장의 부담을 줄여드리기 위해 이 정책을 확대해 4월 오픈서비스 비용은 상한을 두지않고 내신 금액의 절반을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배민 측의 입장문을 접한 업주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단 사과를 했고 대책을 발표한다고 했으니 지켜보자”, “드디어 대책을 강구하는거냐” 등 관망하는 반응을 보였지만, 또 일각에서는 “분명히 모르고 만든게 아닐텐데 일이 커지니 사과한다”, “기죽은 것처럼 행동하지만 잠잠해지면 모르는척 그냥 시행할 것” 등의 반응도 나왔다.

한편 배민의 오픈서비스 시행을 두고 이재명 경기지사도 지난 5일 “독점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인 이용료 인상으로 과도한 이윤을 추구하며 자영업자들을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