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한달새 2조2409억 원 늘어 3월 113조1195억 원

▲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송현섭 기자 | 최근 시중은행 신용대출이 폭증해 생활자금 명목으로 대출받은 뒤 투자에 나서는 소위 ‘빚투’로 인한 연체율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하나·신한·우리·KB국민·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총 113조1195억 원으로 전월보다 2조2409억 원 늘었다.

신용대출을 합한 가계대출 잔액은 3월말 기준 619조9881억 원으로 전월에 비해 6조6800억 원 폭증했다. 이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급속한 경기 침체 때문에 늘어난 가계의 긴급 생활자금 수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통상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은 담보 제공 없이 신용등급과 직장 및 연봉수준 등을 심사한 다음 대출해주기 때문에 용처를 명확하게 확인하지 않는다.

요건에 맞고 상환능력이 있다면 신용대출을 받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 은행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따라서 직장인들 상당수는 대출을 받은 뒤 최근 증권시장에서 저평가된 주식을 매입했을 것이란 뒷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 직장인은 “목돈으로 신용대출을 받아 주가가 떨어진 삼성전자 주식을 많이 샀다”면서 “저평가돼있어 언젠가 크게 오르지 않겠느냐. 투자수익을 올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경제위기에서 경험한 학습효과 같다”면서 “미국 기관투자자들이 저평가된 자국 주식을 사려고 한국 주식을 내다 팔고 있는데 국내 개미투자자들이 굳이 빚을 내서 삼성전자 주식을 사는데 열을 올리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당장 코로나 사태에 따른 긴급 대출수요 증가의 불가피성은 인정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가계 신용대출 증가와 연체율 상승을 우려하고 있는 만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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