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커머스 앱(app)내에서 마스크 가격을 장당 최저가로 올려놓고 배송비를 높게 책정한 업자들이 늘고 있다. (사진=쿠팡, 티몬, 위메프 등 캡쳐)


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명 우한폐렴)로 마스크가 품귀현상을 빚어 전반적으로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이커머스 업계가 꼼수를 쓰는 마스크 업자들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마스크 한 장당 10원, 100원 등 1천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판매글을 게시해놓고 배송비는 2500원, 3000원씩 받는 업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커머스, 판매 중개 플랫폼 등에서는 마스크 가격을 10원~900원 꼴로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배송비를 2500원서부터 높게는 9000원까지 붙여 판매하는 얌체 업자가 늘고 있다. 주로 필터가 없는 부직포 마스크 등을 장당 가격을 매겨 판매하고 있는데, 구매를 하려고 보면 최소 금액 이상 구매를 해야 무료배송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3만 원을 무료배송 금액으로 설정했을 경우 900원짜리 마스크를 무료배송으로 받으려면 결국 34개는 구매해야한다.

이같은 업자들을 두고 소비자들은 얄팍한 상술이라며 혀를 차고 있다. 묶음으로 판매하면서 배송금액을 붙이면 그러려니 하는데, 마스크를 장당 가격으로 10원, 100원 등 저렴하게 올려놓고 소비자가 혹해서 제품을 클릭하면 결국 배송비가 30배~300배는 더 비싸다는 것이다. 한 소비자는 “코로나 때문에 안그래도 마스크 싸게 구하기가 힘든데 어떻게든 마스크를 저렴하게 사려고 노력하는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같은 소비자들의 지적을 마스크 판매사가 아닌 중개 플랫폼에서 받고 있다는 점이다. 위메프의 경우만 해도 최근 한 매체가 이같은 사례를 들어 ‘위메프가 소비자를 기만한다’며 지적하는 보도를 한 바 있다.

위메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직매입이 아니라 중개 플랫폼이기 때문에 가격을 모두 컨트롤 할 수 없는 실정이고, 파트너사의 가격 책정 방법에 대해서도 당장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며 “마스크 가격을 고의적으로 올리는 등의 폭리를 취한 업체에 대해서는 판매중단 등의 조치를 취했었지만, 해당 사례에 대해서는 당장 논의되고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모든 판매사를 일일이 살펴볼 수 없는 상황에서 파트너사의 꼼수나 상술을 모두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위메프를 포함한 다른 이커머스 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커머스 기업에서 직접 물건을 구매해서 상품을 등록하는 직매입 방식이 아니라, 파트너사와 계약을 하고 판매사에서 직접 상품가격‧배송비 등을 책정해 등록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가로 등록해놓고 상단에 상품이 노출되는 것을 노리는 업자들의 행위는 근절되어야 하겠지만, 잘못을 무조건 중개 플랫폼 측에 돌리는 건 잘못됐다”며 “가격을 속인 게 아니라 최저 가격을 명시한 것이기 때문에 플랫폼 측에서 조치를 하기도 애매한 부분”이라고 호소했다.
다만 상품의 최저가부터 나열되는 플랫폼의 서비스를 이용해 이같이 꼼수를 부리는 업체들의 행위가 점점 더 심해질 경우, 이를 플랫폼 측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마스크로 폭리를 취했던 업자들처럼 최저가를 이용해서 구매를 유도하는 업자들이 너무 많아진다면 플랫폼 측에서도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마스크 가격이 요즘 어느 정도 안정화됐기 때문에 이같은 업자들도 큰 이득을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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