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사업 모두 보잉 유력..공군-보잉 부담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야간 공중요격훈련 중 발생한 신예 전투기 F-15K 추락사고의 불똥이 보잉사가 관여하고 있는 공군의 다른 사업으로 확대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F-15K 추락 사고의 충격파가 미칠 만한 사업으로는 공군의 2차 차세대 전투기(F-X)사업과 공중조기경보기(E-X)사업이 대표적이다.
추락사고 원인 규명작업이 막 시작됐기 때문에 현재로선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 가늠하기 힘들지만 엔진 등 기체결함에 의한 것으로 결론이 내려지면 이들 사업에결정타를 가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공군은 2008년 말까지 40대의 F-15K를 도입해 전력화하는 데 이어 2009년부터는 2차 F-X사업으로 F-15K급 전투기 20여대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지난달 17일 윤광웅(尹光雄) 국방부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의결된 상태다.
공군은 애초 2009년부터 2015년까지를 목표로 하는 2차 F-X사업 계획에 따라 40대의 전투기를 도입할 예정이었지만 예산 부족으로 20대로 줄였다.
추가 도입될 전투기는 현재 도입 중인 F-15K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공군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공군 관계자들로부터 '동북아 최강 전투기'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F-15K 20여대가 추가로 도입되면 우리 공군이 '하이클래스급' 전투기를 60여대 확보, 주변국의 공중위협에 어느 정도 대응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따라서 공군 관계자들은 보잉사의 F-15K 전투기를 추가 도입하는 쪽으로 대체로 공감대를 형성한 분위기다.
하지만 이번 추락사고가 '기체결함' 때문이라는 결론이 내려지면 1차 F-X사업의 신뢰성과 공정성에 대한 비난 여론으로 2차 사업 역시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04년 6월과 2005년 3월 미국에서 F-15E, F-15S가 연료차단 및 기체결함으로, 2006년 1월 일본에서 F-15E가 엔진결함으로 각각 추락한 전례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더욱이 이번 추락사고 조사가 길어질 경우 2008년까지 40대를 들여오려는 계획이 지연될 수 밖에 없고 2차 F-X사업도 순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공군본부 정책홍보실장인 권오성 준장은 8일 "6월부터 12월까지 F-15K 14대를 미국에서 들여오는 일정에는 아직 변화가 없으나 사고 조사결과에 따라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도입 일정을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E-X 사업의 경우, F-15K 추락사고가 E-X기종을 결정하는 데 큰 변수는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사업은 보잉과 엘타가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평가가 이뤄지고 있으며 다음달초께 기종이 선정될 계획이다.
F-15K 추락사고 조사결과가 기종선정이 이뤄지기 전까지 나올 가능성이 희박한데다 기종 자체가 틀리기 때문에 그다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논리가 설득력 있게 들린다.
보잉이 즉각 한국 공군 및 정부와 최대한 협력하려고 F-15K 제작에 관여한 전문가들을 한국에 파견하고 조종사와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시한 것도 '역풍'을 잠재우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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