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식 내일 오후 2시..대전 국립현충원 안장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우리 공군의 최신예 전투기인 F-15K와 운명을 함께 한 고(故) 김성대(36.공사 41기) 중령과 이재욱(32.공사 44기) 소령은 부대에서는 똑똑한 파일럿으로, 가정에서는 자상한 아버지로 통했다.
8일 공군에 따르면 김 중령은 F-5, F-6 전투기를 몰다가 F-15K 조종사에 도전, 당당하게 선발돼 2004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미국에서 비행교육을 마쳤다.
그는 보잉사와 미 공군에서 전투기의 엄청난 가속도로 인해 실핏줄이 여러 번 터지는 고통을 감내하고 교육을 수료, 대한민국 최고 조종사 중 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고국 땅을 밟았다.
지난해 F-15K 4대가 도입.배치된 대구기지에서 F-15K 교관을 맡고 있던 그는 올 2월 공군작전사령관과 비행단장의 지휘 비행 때 전방석에서 조종간을 잡을 정도로 비행기량이 뛰어났다.
품성이 온화하고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선후배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김 중령은 5년 전 중풍으로 쓰러진 어머니의 병시중을 들은 효자이며 동생들 뒷바라지를 도맡아 진한 형제애를 과시해 주위의 칭송을 받았다.
1998년 '빨간마후라'를 꿈꾸며 공사에 들어간 그는 생도시절 럭비대표를 맡았고 전체 2등으로 졸업할 정도로 성적도 우수했다.
비행기록 1천900여 시간을 보유하고 있는 김 중령은 공군 간호장교 출신인 아내와의 사이에 10살 아들, 5살 딸을 두고 있다.
이재욱 소령 또한 조종간 잡는 것을 천직으로 삼은 유능한 파일럿으로 평가되며F-15K 조종사로 선발됐을 때는 다른 합격자들보다 더 기뻐했다고 한 부대원은 전했다.
F-15K 대대 마크인 '재규어'와 대대 모자 모양까지 직접 디자인할 정도로 F-15K에 대한 이 소령의 애정은 남달랐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대대 창설 역사는 짧지만 창설부터 지금까지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부대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모든 자료를 차곡히 정리해놓은 부대 '살림꾼'으로 통했다.
1천여 시간의 비행기록을 보유한 이 소령은 네살 난 아들과 세살짜리 딸을 두고 있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는 바쁜 시간을 쪼개 자식들의 동영상 앨범을 손수 만들고 인라인 스케이트와 배드민턴을 즐기는 등 가족들을 끔찍하게 아꼈다고 부대 관계자는 전했다.
공군은 사고 직후 두 조종사에게 한 계급씩 추서했다.
고인들의 시신은 9일 오후 2시 소속부대인 대구의 제11전투비행단에서 부대장으로 영결식을 치른 후 오후 6시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안장식 후 영면한다.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