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영'도 모자라 '부동산 재테크 클럽' 소리까지 듣는 새 정부에 대해...

<정우택 논설위원>
'고소영', '강부자', '대한민국 1%', '부동산 재테크클럽', '부동산 부자내각', '부동산투기 단속자 명단' 이명박 정부의 장관들을 향해 시중에서 하는 소리다. 어느 하나 듣기 좋은 게 없고, 기분 좋은 게 없다.

고소영은 고려대와 소망교회, 영남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새 정부 각료들이 얼마나 특정 집단을 중심으로 짜였는지를 말해주는 것으로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사용한 표현이다. 청와대 비서관은 미국 유학파들이 점령하고 있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강부자는 장관들의 부동산이 많은 것을 꼬집은 것으로 강남의 땅 부자라는 뜻이다. 대한민국 1%는 장관들의 재산, 강남 아파트, 고급 차량 등 대한민국 1%의 사람들이 누리는 특권을 즐기고 있다는 데서 나온 비아냥이다.

부동산 재테크클럽이나 부동산 부자내각, 부동산투기 단속자 명단은 같은 의미다. 장관들의 부동산이 많음을 꼬집은 것이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당선인 측에서는 돈 많은 게 죄가 되느냐는 반응이다. 열심히 일해서 땅도 사고, 돈도 벌었다며 나쁘게 볼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시민단체의 공격에 적극적으로 맞서지는 못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땅을 많이 갖고, 아파트를 많이 갖고, 현금을 많이 갖는 것은 잘 못은 아니다. 방법에 있어 잘못이 없다면 그렇다.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일꾼들을 보는 국민들의 눈이 따갑다는 것이다. 어려운 나라를 이끌어갈 장관이라는 사람들이 국민과 함께 한다는 평가는 받지 못하고 일반 국민이 아닌 아주 잘 사는 사람들을 대변한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에 대해 시중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바로 이점이다. 이명박 정부가 친 기업정책으로 국가 경제를 살리는데 앞장설 것을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 걱정하는 것은 대통령과 장관, 정권의 실세들이 '가진 자들'이기 때문에 서민들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와 달리 이명박 정부는 돈 많은 사람, 미국에서 공부한 사람, 대학교수 등 사회의 특권층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그들 중심의 정책이 펼쳐지고 결국 없는 놈은 더 없고, 어려운 놈은 더 어려워진다는 우려가 아주 높다.

이번 장관 인사는 이런 점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장관의 평균 재산이 40억 원에 가깝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이정도의 돈을 모으려면 땅이든, 주택이든, 주식이든 뭐든 돈 버는 데는 도가 터야 한다. 그런 사람들이 과연 어려운 국민들의 마음을 얼마나 생각하고 가려운 데를 긁어 줄지는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인사 청문회가 열린다. 철저한 검증을 통해 장관의 자격이 없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자리를 빼앗아야 할 것이다. 그게 서로를 위해 좋다. 이명박 당선인도 '돈 많은 게 뭐 죄냐' '장관 업무 수행에 지장이 없다'는 소리를 하지 말고 문제가 있는 사람은 문제를 솔직히 인정하고 미리 정리하는 게 편하다.

물론 장관 내정자를 바꾸는 게 체면이 구겨지는 일이기는 하지만 인준을 받지 못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또 문제 있는 장관으로 인해 두고두고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국민 여론에도 좋지 않다.

이명박 당선인도 과거의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파벌'소리를 듣고 있다. 헌데 이 당선인은 하나가 더 있는데 그게 각료들의 부동산과 관련된 구설수다. 과거에도 각료들의 부동산 관련 말은 있었지만 지금처럼 처음부터, 집단적으로 말을 듣지는 않았다. 처음에 이 당선인에게 표를 줄때와 점점 멀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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