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블루레이 시대

차세대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표준경쟁인 블루레이(Blu-Ray)와 HD DVD가의 피 튀기는 전쟁이 블루레이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도시바 측에서 HD DVD 플레이어 가격을 50%나 인하하고, 30초짜리 미국 슈퍼볼 광고에 무려 270만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마저도 예정된 철수를 막을 수는 없었다.

차세대 DVD 규격 표준으로 소니와 힘겨루기를 해왔던 도시바는 지난 19일 HD DVD 사업 부문을 철수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니시다 아츠토시 도시바 회장은 일본 도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조속히 결정을 내렸다"고 밝히며 "사업을 지속한다면 결국은 소비자들에게 지장을 주게 된다. 우리는 경쟁에서 이길 기회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이며 HD DVD 시장에서의 최종 철수를 선언했다.

블루레이란

블루레이란 영화·게임·동영상 등을 즐길 수 있는 차세대 저장매체다. 영상을 저장하고 재생하는 매체라는 점에서 지금 흔히 쓰는 DVD와 다를 게 없다. 문제는 내용물이다.

풀HD 영상 등 내용물(콘텐츠)이 갈수록 진화하면서 기존의 그릇(DVD)을 넘치기 시작하며2002년 2월 일본 소니가 주도해 내놓은 새 그릇이 블루레이 디스크(BD)다.

최대 저장용량은 레이어(데이터를 기록하기 위한 층)당 25GB로 최대50기가바이트(GB)를 자랑하며 표준화질(SD)급 일반 DVD(8.5GB)의 6배다.

전송속도도 3배가량 빠르고 화질도 훨씬 선명하다. 기존 DVD가 적색 레이저를 사용하는 데 반해 블루레이는 푸른색(블루) 레이저를 사용한다. 여기서 블루레이라는 이름이 생긴 것이다.

도시바가 백기를 든 이유

블루레이 진영과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벌여 오던 도시바가 백기를 들며 최종 철수 결정을 내린 직접적인 동기는 최근 지원 업체들의 잇따른 진영 이탈 때문이다.

2007년 4월말 기준으로 블루레이 영화는 총 120만장 HD DVD는 94만장을 판매하며 업체간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의 판매량은 블루레이 83만장 HD DVD 36만장으로 큰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고, 미디어 제작 스튜디오의 최강자이며 미국 DVD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워너 브러더스 홈 엔터테인먼트 그룹마저 1월 4일 블루레이 진영으로 합류했다.

아울러 지난 15일에는 북미 종합양판점의 최강자 월마트마저 오는 HD DVD 플레이어 판매를 중단하고 블루레이 제품만 취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가전제품 유통 체인점인 베스트바이와 온라인 영화 대여업체인 넷플릭스도 그 뒤를 이었다.

이와같은 우군들의 이탈이 결국 도시바 HD DVD 포기를 재촉했다고 볼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HD DVD 포맷을 지원한 'Xbox360'보다 열배 이상 판매한 블루레이 포맷을 채택한 소니의 'ps3' 게임기의 시장 위력도 도시바가 이번 결정을 내리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기도하나, 이처럼 블루레이와 HD DVD를 동시에 취급하거나 HD DVD의 우군들이 하나둘씩 떠나면서 도시바는 결국 백기를 들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중론이다.

결국 도시바와 소니의 이번 차세대 DVD 사업은 과거 소니와 마쓰시다의 싸움에서처럼 영상 컨텐츠를 잡은 쪽이 결국 승리를 가져간 것으로 볼 수 있다. 과거 소니의 베타와 마쓰시다의 VHS 싸움에서 포르노 업체가 VHS를 지원하여 승리하였다는 속설처럼 결국 이번싸움에서도 영상 컨텐츠를 잡은쪽이 소니가 승리 했다.

블루레이의 미래

차세대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블루레이의 단일 포맷으로 정리되면서 DVD 시장이 더욱 단일 포맷의 DVD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하면서 이제는 블루레이의 기술 발전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의 니칸 공업신문 발표에 따르면 소니는 기존 DVD보다 5배에서 10배 가까운 비용이 소요되던 블루레이의 제조비용을 DVD급 혹은 그 이하로 낮추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히타치는 2007 CEATEC japan에서 4개의 층을 놓는 쿼드레이어에 성공했으고 8개층을 놓는 옥타 레이어까지 개발중이라고 발표했다,또한 샤프에서는 6배속 기록이 가능한 레이저를 개발했다고 알려졌다.

어느 정도 상용화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1~2년 후에는 하드디스크가 부럽지 않은 블루레이로 상상할 수 없는 고화질과 사운드의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차세대 저장 매체에 대한 내용은 두 업체간의 싸움으로 마무리 된 것은 아니다. 현재 마쓰시다가 블루레이 그룹에서 탈퇴해 새로운 포맷을 개발할 지도 모른다는 루머가 떠돌고 있는 것처럼 블루레이 그룹이 더 분열되어 새로운 변형 포맷이 더 제안될 가능성 역시 상존하고 있다.

또한 '맥북 에어' 처럼 ODD가 없는 즉 광학디스크를 사용하지 않는 기기들의 등장 등 앞으로 차세대 저장매체로 자리 잡기위하여 넘어야 할 많은 고비들이 있다.

블루레이가 차세대 저장 매체로 자리 잡기 위한 싸움은 이제 시작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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