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득 의원은 대 통령과 멀리 떨어져 있는게 동생을 돕는 것이라는...

<정우택 논설위원>
한나라당이 인사문제로 오나가나 골치를 앓고 있다. 4월 총선에 투입될 전사들을 선발하고 있는데 노병 중의 노병이면서 이 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 상득 의원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단순한 걸림돌 단계를 넘어 공천 심사위원들 사이에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는 보도다. 이 의원은 경북 포항 남/울릉 지역에 단독 후보로 올라있는데 일부 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해 공천심사가 부류됐다고 한다.

이 상득 의원은 법적으로 얼마든지 국회의원을 더 할 수 있다. 그럴만한 능력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동생인 이 대통령을 위해 스스로 자리를 비워야 한다. 그게 동생이 임기를 잘 마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삼선 이상 중진의원을 배제한다'는 큰 틀 속에 이 상득 의원이 걸려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동생을 위해 스스로 자리를 비우는 것이다. 설령 그가 은퇴한다고 하더라도 아무도 그를 가볍게 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에 비해 굳이 국회의원을 하려고 한다면 오히려 이미지가 나빠질 수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사람, 인사 때문에 골치를 많이 썩고 있다. 아마 역대 대통령 가운데 취임을 전후해 이 대통령만큼 마음고생을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대선 전후에 있었던 박근혜 전 대표 측과의 갈등, 장관 내정자들의 무더기 낙마 등 모두 사람과 관련된 일들이다.

이번에 또 형인 이 상득 의원으로 인해 한나라당 공천 심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박 대표 측과의 문제나 장관 내정자의 도중하차는 어쩔 수 없는 문제였다. 헌데 여기에 이상득 의원까지 문제를 하나 더하는 것은 절대로 좋은 모습이 아니다.

이 상득 의원은 공천심사위의 의견을 흔쾌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게 큰 정치다. 국회의원 몇 번 했고, 돈도 있을 만큼 있고, 동생이 한 나라의 대통령까지 되었으면 이제 마음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이 의원은 자신이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는 것보다 동생을 돕는데 전력해야 한다. 전력한다는 것은 국회의원이 되어 정치적으로 도우라는 뜻이 아니다. 의원직을 그만 내놓고, 마음으로 도우라는 말이다. 더 쉽게 말하면 이 대통령에게 멀리 떨어져 있으라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번 이 상득 의원이 일본에 특사로 갔을 때도 말은 있었다. 하필이면 왜 대통령 당선자의 형이 특사로 가느냐는 것이었다. 법적인 문제나 인품, 자격 등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형과-동생'을 연결하는 것이 좋지 않았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이 상득 의원이 의원 자리를 내놓지 않으면 이 대통령이 직접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형님은 이제 떠나주세요'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서로 돕는 형제다. 서로 사랑하는 형제다. 또 서로가 잘 되길 바라는 형제의 모습이다.

정우택 논설위원 jwt@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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