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의 급등락으로 관심이 집중된 금, 안전자산?

1700선까지 올랐던 KOSPI지수가 최근 붕괴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금융시장의 불안함과 다양한 정책 변화로 부동산을 비롯한 투자 상품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투자환경으로 인해 최근 은행과 증권사 사이에서는 금과 관련된 금융상품에 대한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최근 공중파 방송 인기 오락프로그램에서도 금을 부동산, 예금, 주식에 이은 제 4의 자산으로 소개, 금 펀드를 추천하는 등 금 관련 금융상품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높이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올해 들어 금값이 1온스(OUNCE) 당 900달러를 넘어섰고 시중에서 금 3.75g(1돈)을 구입하려면 124,740원(3월 6일 기준)을 지불해야 했다.

예비 신부 김 모(28)씨는 “예물을 준비하는데 금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부담스럽다”며 “하지만 금값이 계속 상승할 거라는 전망이 많아서 비싸지만 금으로 예물을 준비하기로 했다”고 금에 대한 수요 증가를 실감케 했다.

상승하는 금값, 증시 난항에 효자 역할

지난해 9월부터 3.75g (1돈) 당 8만 원대 초반을 유지하던 금값이 8월부터 상승세를 이어 3월 6일 최고가로는 124,740원을 기록했다. 9개월 만에 6만 원 이상 금값이 상승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 많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금 투자에 열을 올렸고 금융가에서는 금과 관련된 상품들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신한은행 조성우 과장은 “투자자 중 많은 분들이 먼저 '골드리슈'라는 금 적립계좌를 찾는다”며 “언론매체를 통한 홍보효과로 아직도 금값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금에 투자하는 것에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업은행이 지난 1월 21일부터 판매한 '윈 클래스(Win Class) 골드뱅킹'이라는 금 적립계좌는 1월 22일부터 3월 4일까지의 누적 수익률을 계산했을 때 8.3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률로 봤을 때 이는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상품이 아닐 수 없다.

은행에서 대행해서 판매하고 있는 자산운용회사들의 금 관련 신탁이나 펀드 역시 상당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에서 대행판매하고 있는 메릴린치 '월드골드 펀드'는 실현수익률로 계산했을 때 최근 1개월은 6.23%의 수익률을, 3개월은 9.7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세계의 금광업 관련주에 분산투자하는 펀드로써 금값 상승의 덕택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불안한 투자시장 상황에 '안정자산'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금에 대한 수요가 초과하면서 금가격은 지금 하늘을 날고 있다.

안전자산은 없다, 무리한 투자는 금물

금값상승이 지속되면서 금에 대한 투자가치가 상승한 것은 사실이다. 실물자산인 만큼 물가 상승으로 상품 자체의 가격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주식이나 부동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분류되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투자전문가들은 "금이란 자산에 투자하든 금과 관련된 금융상품에 투자를 하든 이에 따르는 수익률을 꼼꼼히 계산하고 손실 가능성 위험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금으로 수익을 내기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보다도 순도 99.99%인 금을 직접 구매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실물 자산인 만큼 금 구매로 지불해야 하는 부가가치세, 보관비용 등을 꼼꼼히 따져 봐야한다. 금덩이를 집에다 두고 행여나 잃어버릴까 마음을 졸이는 나날을 보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시중에 금을 판매하는 모 업체에 따르면 구매자들이 금을 매매할 때 평균적으로 3.75g(1돈) 당 4000원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골드바를 직접 판매하는 신한은행 역시 계좌에서 금 실물을 인출할 경우 실물수수료 1.5% 및 부가가치세 10%를 부과하며 만약 금을 은행에 되팔 경우에는 3~5%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어중간한 수익을 낸다면 전체적으로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이 같은 위험은 금과 관련된 금융상품 역시 마찬가지다. 금융시장에서는 금값이 앞으로 국제시장 불안과 미국 경기 침체로 인한 달러 약세를 전망하면서 금값의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달러가격이 하락하면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금이나 유가와 같은 상품에 투자가 몰려 금값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경기 안정화 정책으로 금리 인하를 강화하고 있으며 그 효과가 3,4분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증권가에 전망에 따라 향후 달러가격 상승 가능성은 배제될 수 없다.

따라서 장기적인 투자 목적으로 금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현재의 전망보다는 미래의 세계시장의 경기와 달러가격에 맞는 투자판단이 이뤄져야 한다.

모 은행의 관계자는 "금 적립계좌는 금 가격이 하락하면 투자자의 원금 손실도 가능하다"며 "무리한 투자보다는 분산투자로 10~20%를 금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금가격의 예측이 불확실한 만큼 금과 관련된 주식에 직접 투자를 하는 펀드에는 더 큰 주의가 요구된다.

국민은행 박미옥 과장은 “실물자산에 투자한다고 해서 안전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며 “부동산과 관련된 리츠(REITs)펀드 역시 한 때 엄청난 붐을 일으켰지만 많게는 20~30%까지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기존에 상승했던 금값에 따른 무리한 투자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춘 분산투자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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