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도 살해시도…범행동기 "세상 일에 자신 없어서"

아내와 딸을 살해한 40대 가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30일 아내와 딸 등 가족 2명을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김모(46)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전 2시께 서울 광진구 광장동 모 아파트 자신의 집 안방에서 잠을 자던 아내 임모(46)씨와 건넌방에서 자던 작은딸(13)을 차례로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작은딸과 함께 잠을 자던 큰딸(17)도 살해하려다 "아빠 살려 주세요"라고 애원하자 포기한 뒤 큰딸의 권유로 오전 5시40분께 112 신고를 통해 경찰에 자수했다.
조사결과 김씨는 전날 오후 11시께 꿀물에 수면제를 타서 가족에게 먹이는 등 범행을 미리 계획했으며 범행 당시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경찰에 제출한 USB 메모리에 담은 유서(A4 용지 5장 분량)에서 "20년 전부터 우울증과 불면증을 앓아 세상 일에 자신이 없었다. 혼자 죽을까 가족 모두 함께 죽을까 고민했다"며 "못나고 수치스런 모습으로 떠나게 돼 죄송하고 저 세상에서 죗값을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에서 "나만 죽고 아내와 아이들이 남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을 것 같아 가족을 천당으로 보내고 지옥에 가려 했지만 후회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3∼4년 전 다니던 보험회사에서 해고된 뒤 두 차례 직장을 옮겼다가 올 4월에도 실직했으나 35평짜리 아파트에 살면서 큰 빚을 지거나 생활고를 겪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경찰은 말했다.

경찰은 31일 중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하고 실제 우울증 등을 앓아왔는지 확인하는 등 자세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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