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이동뒤 한국송환…외국인선원 잔류 본인결정

지난 4월 소말리아 주변 해역에서 해적에 납치됐던 원양어선 동원호와 선원 25명이 피랍 117일만인 30일 석방됐다.

동원수산 송장식 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원호와 선원들이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그동안 억류돼 있던 소말리아 해역을 출발했으며 현재 소말리아 영해를 벗어나 우리 정부의 요청으로 인근 해역에 대기중이던 미 5함대 소속 군함의 호위를 받으며 안전지역으로 이동중이라고 밝혔다.

또 동원호 선원 25명(한국인 8명, 베트남인 5명, 인도네시아인 9명, 중국인 3명)은 모두 안전하다고 밝혔다.

동원호 선원들은 일단 인근 케냐 몸바사항으로 이동한 뒤 간단한 건강검진을 받고 곧바로 항공편을 이용해 한국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동원호 선원들의 한국 귀환 일정에 대해 "일단 심신이 지친 선원들을 케냐 현지에서 쉬게 한 뒤 가급적 빠른 시일내 한국으로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 사장은 협상 타결 이후 석방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협상은 28일 타결됐고 선원들이 배에 승선한 뒤 어제 오후 10시에 해적들이 하선할 계획이었는데 기상이 좋지 않아 출발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또 "해적들이 허가를 받지 않고 조업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상 금품을 요구해 와 협상을 통해 이를 수용했다"면서 "그러나 해적들에게 선례를 남길 수 있기 때문 구체적인 금액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금전적 대가를 목적으로 무고한 선원들을 납치해 장기간 억류하는 만행을 저지르는 국제 해적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는 바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해적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해적들이 출몰하는 위험지역에서 우리 원양수산 기업들이 조업을 자제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밖에 이번 동원호 석방과정에서 조언과 정보를 제공하고 협조해 줬던 미국을 비롯한 관계국과 소말리아 과도정부에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주케냐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30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선원들이 도착하는 대로 동원수산측의 협조요청이 있을 경우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가장 빠른 시일내에 한국으로 귀국하는 항공편을 잡는데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의 한 관계자는 몸바사항에 도착하면 한국인 선원 8명에게 휴식을 취하도록 한뒤 모두 비행기에 태워 귀국시킬 계획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나머지 외국인 선원들은 본인의 희망에 따라 함께 귀국하거나 배에 잔류하게 될 전망이다.

동원수산 소속 원양어선 제628호 동원호는 올 4월4일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조업중 현지 무장단체에 납치됐으며 선원은 최성식 선장 등 한국인 8명, 인도네시아인 9명, 베트남인 5명, 중국인 3명 등 2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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