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소비량 증가추세,우리밀 자급률 0.2%불과 식량자급률과 동떨어져

천익출 한국우리밀농업협동조합 상임이사

최근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국제 곡물가격은 그 상승의 끝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이와 함께 유가의 상승은 지구촌 공동체를 불안과 생존의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세계 식량재고율의 하락곡선은 25%에서 18%를 지나 2008년도에는 14.6%를 예상하고 있다. 캐나다, 호주, EU 등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기상이변과 그에 따른 농산물 생산량의 급격한 감소도 한몫을 하고 있다.

신흥경제국인 중국과 인도의 산업화에 따른 경지면적 감소, 식생활 소비패턴의 변화에 따른 쌀. 밀가루. 육류소비의 증가 그리고 이로 인한 사료곡물의 증가는 곡물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바이오 연료의 원료인 옥수수 경작면적 확대에 따라 상대적으로 재배면적이 줄어든 밀과 콩 등 식량 및 사료작물은 공급이 줄어듬에 따라 동반하여 가격이 치솟고 있으며, 세계4대 메이저 곡물회사들의 수급조절과 투기자본의 유입은 현재의 상황을 연출해 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또한 곡물의 최대 생산국인 러시아. 중국. 카자흐스탄 등이 곡물 수출관세로 식량자원주의를 강화하고 있고 이러한 비관적인 상황들이 가까운 시일 내에 끝나고 곡물가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가능성이 적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있다.

우리국민 1인당 소비하는 쌀의 경우 2003년 83.2kg/년에서 2007년 76.9kg/년으로 매년 2.7%씩 급감하고 있으며 육류 및 밀 소비량은 점진적으로 증가하여 밀의 경우 국민 1인당 34kg/년을 소비함으로서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이렇듯 밀은 쌀 다음으로 우리국민이 많이 소비하는 제2의 식량이지만 99.8%를 수입에 의존함으로서 자립의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 곡물자급률은 호주가 280% 프랑스 191% 캐나다164%이며,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하면 5%이며, 밀 곡물 자급률 1%상승비용이 1,539억원 이라니 더욱 걱정이 된다.

1990년 민간에서 시작된 우리밀살리기운동이 20여년을 목전에 둔 지금, 우리밀 소비 규모는 년간 1만톤 내외로 생활소득 향상, 참살이(웰빙) 문화의 확산 ,식품의 안전성 문제 등 소비자의 욕구가 증대됨에 따라 그 규모가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것은 현재까지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수입밀에 의존해왔던 소비자들이 곡물가 상승에 따라 가격차가 줄어든 우리밀로 소비경로와 패턴을 전환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

2007년도 우리밀 재배 면적은 2,800ha에 11,200톤을 생산하였으며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밀의 경우 주 수입국은 미국(31%), 호주(29%), 캐나다(18%) 순이며, 년간 수입량은 약 350만톤으로 이중 식용으로 220만톤, 사료용으로 130만톤이 사용되고 있다.

현재 식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밀을 100%자립한다는 가정하에 살펴보면 220만톤을 생산하기 위하여 종자는 275만가마(11만톤)가 필요하며, 경지면적은 약52억m2(172만ha)가 필요하다. 만약 사료를 포함한 밀소비량의 100%를 자급한다고 할 경우 그 양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2007년에 국내에서 생산되었던 우리밀 총생산량이 1만톤인 점을 감안한다면 1년 수매했던 전량을 종자용으로 사용해서 다음해에 수확한다 하더라도 식용으로 소비하는 양의 10%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종자용 밀의 확보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무엇보다 정부에서 종자용 밀의 안정적인 확보에 힘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농업과 식량은 필요하다고 해서 단기간에 급격한 증가를 이루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밀은 하나의 작물이 아닌 식량자원이며 국제적인 경쟁 관계 속에서 무기로 작용하고 있다. 수입밀 가격이 급상승함으로써 발생되는 사회적 불안은 국민생활을 고통속으로 몰아넣고 있으며 밀을 재배 할 농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농촌은 절망속으로 대안 없이 빠져들고 있다.

이제 제2의 식량으로서 우리밀이 가지는 위치와 역할이 막중하다. 이미 농림부 용역으로 진행된 식량자급률 법제화 과정에서 누차례 밝혀진 바와 같이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방법 중 가장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은 우리밀의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국민들의 현실적 식생활문제와 소비성향을 고려해보아도 밀의 중요성은 두드러진다.

이번국제 곡물시장 파동을 겪으면서 국민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받았지만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 밖에 없는 국민들의 심정도 헤아려야 하며, 2012년 보리수매 중단을 앞둔 농촌의 현실, 그리고 건강한 먹거리를 염원하는 국민들과 미래세대들을 위한 요구에도 귀를 기울려야 한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더큰 파도에 휩쓸리기 전에, 생명의 근본인 농촌이 더욱 황폐화되고 생산기반이 사라지기 전에, 정부의 정책적인 노력과 국민들의 지원과 성원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2006년 5배에 이르렀던 우리밀 과 수입밀의 가격차이는 2008년 현재 2배로 줄었으며,밀가루를 포함한 가공식품의 경우 1.2배~2배정도로 낮추어진상황이다.

수입밀 가격이 올라가면서 물가의 불안정을 부채질하는 동안 우리밀은 가격 변동 없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유가가 상승하여 운반비와 포장비, 원재료비가 상승하여도 우리밀 생산농가와 유통단계 내에서 그 충격을 내부적으로 흡수하고 버터 나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국민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제 국민들이 선택하고 답해주어야 한다.
수입밀을 소비했던 국민들이 우리밀로 돌아서야 한다. 생산농가와 우리밀 유통조직들이 흡수하고 있는 충격을 우리밀 소비확대를 통한 국민의 힘으로 완화시켜야 한다. 그럼으로써 가격과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식량자립의 기틀을 마련하고, 우리민족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농업농촌을 살리는 큰길에 온 국민이 함께 하면서 수입개방의 파고를 슬기롭게 대처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정부가 이해하고 정책으로 답해주어야 한다.
정부정책의 부재속에서 소수 민간의 노력으로 18년의 세월을 한결같이 지켜온 우리밀!
이 소중한 자원을 국민 모두가 살려냄으로써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국민 건강증진과 농업 회생의 발판으로 만들어야 한다.

수백개의 미곡처리장 건설에는 수천억이 투자되었으나 최첨단 우리밀 전문 제분공장 이 하나도 없는 현실속에서 우리밀이 제2의 식량으로 자리매김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품종 개발을 통한 제품의 질 향상과 기능성 제품개발로 국민들의 건강한 먹거리 확보에도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군부대 .학교급식. 등 대량소비처 를 개발하여 생산을 안정화시키고 농업, 농촌, 농민에 대한 지원방안과 보관, 가공, 유통에 대한 정책적인 노력과 경제적인 지원만이우리밀의 생산기반확대를 위한효과적인 정책일 것이다

지금부터 내실있는 정부정책을 가지고 열린 마음으로 식량문제를 논의하자. 농가 인구가 계속감소하고 고령화하는 시점에에서 오직 국민과 미래세대들의 생명을 책임지는 자세로, 식량 안보와 식량자원 무기화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품질서비스와 경쟁력강화로 상품을 차별화하고 경영자적 자질을 갖춘 신농업경영체 양성 등으로 현실적이고 살아있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우리밀은 곧 생명이며, 평화며, 자주며, 우리밀은 우리농업과 온국민의 희망이다.

국민을 살리고 국가를 살리는 무한한 식량자원 우리밀!
정부의 정책과 온 국민들의 노력으로 우리밀을 살리고 새로운 생명의 세상을 만들어 가자.
우리를 위하여! 미래세대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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