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현미 의원(비례대표,통합민주당 일산 서구 예비후보)

◆휴면예금 마이크로크레딧 전환법 통과,사회적 약자 위한 대안은행 활성화 보람

둘째언니 김현미 의원(사진). 7녀1남 집안의 둘째 딸인 그녀는 '둘째언니론'을 편다. 첫째가 놓은 길을 더욱 평탄하게 만들어 다져 다음 사람이 좀 더 편안하게 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것. 누군가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당당히 나서서 싸워줄 수 있는 그런 씩씩한 둘째 언니역을 자임하는 것을 말한다.

김 의원은 정당 사상 최장수 부대변인으로서, 또 대변인으로 '촌철살인'의 언어를 만들어 내며 끊임없이 자신의 자리에서 상대당과 언론과, 자신과 싸워왔다. 그는 정치인은 히말라야 등정에서의 셀파(짐꾼)와 같은 역할을 하기를 소망한다.

등반인의 곁에서 식사수발은 물론 무거운 짐을 옮겨다 주는 그들처럼, 늦게 출발해도 어느덧 목적지에 먼저 도착해 일행이 무사히 등반을 마치도록 돕는 것처럼, 고달픈 서민들에게 짐꾼이 되는 것이다. 더불어 '정치인으로서 2가지 숙제'가 있다고 한다.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이 마음놓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과 전쟁없는 한반도를 만들어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를 지켜주는 일이다.

김현미 의원은 국회에서는 논리적인 언어로 상대당의 기선을 제압하는 여전사로 통하지만 동네에서는 그저 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영락없는 평범한 아줌마였다. 스스럼없이 사람들과 어울려 수다를 떨기도 하는. 그녀의 사무실에는 여느 정치캠프처럼 사방 벽이 꽉 막힌 공간이 없었다.

사람과 세상을 향해 열려있는 그녀의 성격을 잘 나타내 주는 것 하나가 아닐까싶다. 그녀은 이번 4.9총선에서 경기 고양 일산서구에서 4선고지에 도전하는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의 지역구에 도전장을 냈다. 그녀를 일산 그녀의 선거 캠프에서 만났다. 다음은 그녀와 일문일답

정치인은 힘없는 서민들에게 히말라야의 셀파(짐꾼)같아야

-지난 국회에서 경제분야에서 많은 일을 했지만 특히 사회적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 휴면예금을 마이크로크레딧으로 전환시키는 법안을 지난해 통과 시켰다. 이법의 의의는 무엇인가?
▲ 외환위기 이후 많은 실직자와 사업에 실패한 소상공인이 많이 발생했다. 은행도 경영이 부실해져 담보가 없는 이들에게는 대출조차 해주지 않았다.

제도 금융권으로부터 소외된 이들은 경제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살인적인 이자를 부담하며 사채를 끌어 써야만 했다. 그러나 이 법안이 통과됨으로써 서민들과 신불자들이 무담보 무보증 소액 신용대출(마이크로크레딧)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따라서 이 법안은 서민들에게 자활 의지를 심어주고 3백만 신용불량자들에게 신용회복의 기회를 줌으로써 건전한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서민들 즉 경제적 약자들을 위한 새로운 대안금융이 탄생했다는 큰 의미 담고 있다.그러나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발의는 2005년 9월에 했고 2007년 6월에 법이 겨우 통과된 것을 보더라도 짐작할 만하지 않겠나.

-상대후보인 김영선 의원도 이 법안에 대해 필요성을 여러차례 언급한 것으로 아는데. 어떤 상관관계가 있나?

▲김영선 의원이 언급했다는 것은 처음 듣는 얘기다.
이법안을 낼 때 한나라당과 은행 연합회가 반대 많이 했다. 개인의 사적 재산이라는 이유로 헌법위배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법이 많이 늦어졌다. 2년동안 싸움싸움해서 법안 통과시켰다. 이 법이 올 3월부터 시행되는데 이명박 정부가 여러 군데 써겠다 한다. 만들땐 반대하더니 지금은 잘 쓴다. 결국 새 정부에 선물 준 셈이다(웃음)

'너희가 야당탄압을 아느냐?' 큰 반향 일으킨 첫 논평

-'김부'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대변인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통찰력과 탁월한 언어감각으로 지난 대선 때는 정동영 캠프의 대변인으로 맹활약을 했다. 지금까지 대변인으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논평은?
▲특별히 잘 하는건 모르겠고 이 전에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나 때문에 많이 괴로워 했다(웃음). 빌라게이트와 원정출산 문제 등으로.
사실 하도 많아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첫 논평이 아닐까 싶다. 국민의 정부시절 한나라당의 비리문제가 불거지자 한나라당이 '야당탄압'이라며 길길이 뛰었다. 며칠동안 고민하며 정리한 논평 제목은 '너희가 야당 탄압을 아느냐' 였다.

'말한마디 하면 잡아가고, 고문하고, 죽이고....눌려살던 사람들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을 때, 보라매공원, 여의도 광장. 진흙탕에 주저앉아서 목놓아 외치는 소리, 그 마지막 비명이 야당탄압하지 마라'였다. 으리으리한 당사에 앉아 부잣집 도련님 밥투정 하듯 내뱉는 이야기가 아니다. 너희가 야당탄압을 아느냐?수십년 서럽게 살아온 야당의 수난사를 모욕하지 말라 였다.

당시 이 논평은 굉장한 반향을 일으켰고 '야당수난을 겪은 사람들의 한과 상처가 담겨있는. 당신이 아니면 쓸 수없는 논평'이라 했다. 이후 오이사건...등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았다.

-최악이란 평가를 받은 논평은 없었나?▲그런건 없었다. 나는 내 논평에 자부심을 가진다.

-대선 때 BBK관련 소송이 걸려 있는데 한나라당은 소송취하를 해 줄 수 없다한다. 공작정치가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한다는 취지라고 하고 또 김경준 기획입국설이 돈다. 이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한데?

▲이 부분은 사실 나하고는 직접적인 상관은 없다. 박영선 의원이 이런 오해 받을까봐 남편이 남미나 미국 출장갈 때 엘에이 등의 직항로 가지 못하고 빠리로 돌아갔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기획입국설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아니라 자유롭다. 그리고 좀 웃긴 것은 보통 선거가 끝나면 그 전에 있던 소송도 취하하는데 이번에 한나라당은 오히려 추가로 고발했다. 좀 처럼 보기 드문 현상이다.

-김의원은 일찌감치 일산을에 낙점 받았다. 순조로운 출발을 하고 있는데 현재 공천심사위원회의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공천배제 기준으로 당 주요인사들이 대거 공천탈락하게 됐는데.
▲양면성이 있는 것 같다. 국민들이 바라보는 정치와 정치인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있고 정치권에서는 현실적으로는 누가 유능한가? 당선가능성이 있느냐? 이런 두가지 잣대를 가지고 있는 것같다.

다녀보면 박 위원장의 결정에 대해 '괄호열고 괄호닫고' 안타깝지만이라는 전제를 달지만 박 위원장의 공천이 호응을 받는것 같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봤을 때 그 분 들이 빠진 자리에 다른 분들이 채울 수 있을 까 실질적 걱정이 된다.

-일산이라는 지역을 굳이 선택한 이유와 한나라당에서도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는 중량급의 김영선 의원의 지역구를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특별히 김영선 의원을 염두에 두고 이 지역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이 지역은 7년전부터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이자 중산층과 서민의 도시다. 큰 부자들 사는 동네 아니고 샐러리맨 자영업자들이 사는 동네로 그들은 내가 지향하고자 하는 정치적 이념이 맞는 계층이다.

의정활동 하는 것 보셨겠지만 정무위에서 금융관련 법안을 많이 다뤘다. 특히 서민금융관련 주택담보대출 문제, 중소자영업자 문제 등 그런 것에 집중적으로 의정활동한 것도 이쪽 주민 들의 필요에 맞는 것들이다. 내 개인의 가치와 정책지향이 서민의 삶을 지켜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산,고교 과밀· 대학유치, 교통난 해결 가장 시급한 현안

-일산 지역 교육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산지역의 학부모 4명 중 1명은 자녀의 교육 문제로 일산을 떠나고 싶어 한다고 한다. 원인은 무엇이고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가?
▲우리가 지난 2006년 여론 조사 결과 나타난 것이다. 일산이 가장 과밀학급이 많다. 모 고교의 예를 들면 대표적 사례가 한 학급에 47명씩 19학급이 있다. 교실 크기가 36명 정원인데 거기에 이동수업하면 50명 넘어 '수업자체가 안된다'는 교사들의 얘기를 듣는다.

교실이 부족한 상태기 때문에 자연히 특별활동 교육 등이 없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2년 반동안 각급학교에 환경 개선을 위해 66억원의 재정 유치, 장성중?발산중?오마초 체육관 건립, 현산초 가좌초 도서관 건립, 오마중 노후화장실 개선,고양예고 실습동 건립 등을 유치했다.

학부모들이 고등학교 올라갈 무렵 교육 때문에 가방을 싼다. 인문계고가 부족하고, 과학고가 없다.대진고등학교를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할 계획이다. 지난 정부에서 만든 것으로 자립형 사립고와는 다른 것이다. 학교 프로그램이나 교육 과정을 학교에서 선택해 수업을 하는 방식이다. 전남 화순고등학교 등 5개가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무엇보다 제일 문제는 대학이다. 여러 가지 법에 묶여서 대학을 설립할 수 없다. 신촌에 학교를 가지 않는 한 어디든 2~3시간 걸려 학교 가야 한다. 고양 파주 묶어서 인구 150만이 넘는다. 4년제 대학 유치나 분교가 필요한 상황이다.

-구체적인 교육공약을 말해달라
▲교육 때문에 이사하지 않도록 18대 국회에서는 교육위원회 활동을 통해 ▷영재과학고 유치 ▷특성화고등학교 5개교설립(방송,영상,국제컨벤션 등)▷대진고, 자율형 사립고(정부지원 가능)로 전환 ▷일산고, 고양여고 인문계 전환 ▷송포?송산 지역 우수 대학 유치▷학교 앞까지 버스노선 연계, 등? 하교 편의 제공 등에 힘쓸 것이다.

-교육 외에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고 18대 국회 들어가서 꼭 관철시키고 싶은 법안이 있다면?
▲교통이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로 출퇴근한다. 교통난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인천공항 25분, 여의도 30분, 강남 40분에 도달할 수 있는 교통시스템을 만들 것이다.

◆사람의 라이벌은 없다. 단지 내 안의 내적동의 얻은 일에는 열정을 다할 뿐

-김영선과 김현미 둘 다 여전사라는 호칭을 많이 붙인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두사람의 공통점과 다른 점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지 않아 공통점을 찾기는 좀 어렵다. 굳이 꼽자면 여성이고 성씨가 같은 것과 대변인 경력이 있는 정치인이라는 것이다. 다른 점은 그분은 미혼이고 나는 아줌마다(웃음). 주변에서는 주민들과 접근하는 스타일이 '나는 옆집 아줌마같다' 라고 한다.

나는 주민들과 함께 민원현장을 자주 방문한다. 또하나는 교육문제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가 있는 것같다. 나는 일산에서 학부모로 생활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아이가 실질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사람의 라이벌은 없고 라이벌이라면 늦잠자기 좋아하고 게으른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누구를 라이벌로 생각하고 살지 않는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도 내 안의 내적 동의 없이는 잘 안 움직이는 사람이다. 내 자신의 동의가 있을 경우는 에너지가 넘쳐난다. 요즘 내가(선거 때문에) 필 받을 때다. 다 쏟아 붓는다. 내가 저사람 꺾고 돼야겠다는 그런 것 없다. 단지 '내가 하는 것이 좋겠다' 하는 것 뿐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