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리틀 미스 콜로라도 출신 `존베넷 램지(당시 6세)' 살해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존 마크 카(41)란 이름을 가진 인물이 국내에서 영어 강사로 활동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국내서 체류했던 인물이 실제 용의자와 동일인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동작교육청 김선태 행정계장은 18일 "존 마크 카 씨가 2002년 1월부터 3월까지 서울 관악구 봉천동 모 학원에서 영어강사로 재직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이 사람이 실제로 존 베넷 램지양을 살해한 용의자와 동일한 인물인 지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단언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 계장은 "따라서 카 씨가 국내에서 영어강사로 활동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보도한 AP통신의 내용은 틀릴 수 있다"며 "이는 학원측이 교육당국에 신고한 내용만을 토대로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이와 관련, 1996년 살해된 램지양의 살인 용의자 존 마크 카가 한국에서 영어 강사로 일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현재로선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법무부 강명득 출입국관리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같은 이름의 외국인 출입국자가 하루에도 몇 명씩 있다. 용의자의 정확한 여권 번호와 생년월일이 없이 동명의 입국자를 찾아도 동일인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인천공항 소식통에 따르면 2001년~2005년 `존 마크 카'라는 이름의 남성이 3차례 입국한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남성은 비자 없이 입국해 3차례 모두 30일이 채 못되게 머물다 출국한 것으로 기록돼 있으나 `존 마크 카'라는 이름만으로는 살인 용의자와 동일 인물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이 소식통이 전했다.

카 씨는 앞서 웹사이트에 올린 이력서에서 2001년∼2002년 3개월 동안 국내 어학학원에서 1주일에 22시간씩 수업을 했고 이 학원의 유일한 영어 강사로 과제를 내주고 성적도 매겼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전직 교사였던 카 씨는 지난 2002년에 아동포르노 사진 관련 혐의로 캘리포니아주 교사 자격증을 상실한 뒤 유럽과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등을 전전하며 개인 영어 강습과 영어 학원 강사 일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카 씨가 근무한 곳으로 지목된 학원의 관계자들은 사실과 다르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봉천동 모학원 원장 유모(34.여)씨는 "존 마크 카라는 강사가 있었는 지 관할 교육청과 출입국관리소에 확인해봤는 데 그 사람이 살인사건을 저지른 존 마크 카와 동일 인물인지는 모르겠다"며 "출입국관리소에서는 2001년말∼2002년초 연휴 때 그런 이름의 사람이 입국했다가 곧바로 일주일 만에 나간 것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카 씨는 E2 비자(영어회화지도)로 한국에 들어왔다가 크리스마스, 신정 휴가기간이라 저희 학원에서 수업을 하지 않았다가 일주일 만에 도망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휴가기간이 끝나고 강의를 하기로 한 날에도 나오지 않아 바로 신고를 했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앞서 이날 전직 교사 존 마크 카(41)가 2002년 초 2개월 간 서울 모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일했던 사실을 동부교육청측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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