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워콤,텔레콤...총체적 문제 발생

세계휴대폰시장 빅4에서 밀려나는 등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LG전자를 비롯한 LG그룹 전자계열 기업에서 ‘빨간 불’이 곳곳에서 켜지고 있다.

LG의 대표 계열사인 LG전자는 최근 네티즌들이 지속적으로 사용상의 문제점을 제기한 ‘초콜렛 폰’(일명 김태희 폰)에 대해 무상으로 부품 교환을 하기로 해 이 기업 제품에 대한 이미지에 먹칠을 해 경영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에 무상부품 교환을 결정한 모델은 초콜렛 1(SV590, KV5900, LP5900), 초콜렛 2(SV600, KV6000)로 현재 LG전자의 주력 모델로 국내는 물론 유럽과 미주 시장에서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제품이어서 그 파장이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네티즌들이 주장한 LG 초콜릿 폰의 가장 큰 문제점은 화면 뒤편에 심한 긁힘 현상이 너무 선명하게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이 제품을 사용했던 네티즌들은 온라인을 통해 LG전자 관계자와 수차례 의견을 나눠 제품의 문제점과 개선을 요구했다. 그러나 번번이 시원한 대답 한번 듣지 못하고 묵살당했다.

LG측은 ‘개미가 모여 태산을 만든다’는 기본적인 상식을 관과한 결과로 자업자득이란 것이 전자업계 관계자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개미군단’의 위력은 실로 막강했다.
각종 포털사이트 게시판과 사용자 중심의 커뮤니티를 통해 제품의 부실함 및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펼쳤고 결과는 대성공 이뤘고, 이는 LG의 경영타격으로 이어진 것이다.

초창기에는 네티즌들과 LG 전자측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자발적인 제품개선 요구가 묵살되면서 자칫 ‘온라인 불매운동’까지 이어질 최악의 상황이 전개 되는 듯한 국면까지 연출했다.LG측은 급속히 악화되는 소비자 여론을 뒤늦게 인지해 네티즌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愚)를 범한 셈이다.
그러나 아직도 네티즌들의 앙금이 말끔하게 가시지 않았다.

이번 운동에 참여했던 한 네티즌은 “LG 전자측의 태도에 분명히 문제가 있다”며 “ 처음 문제를 제기 할 당시에는 무대응으로 일관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초콜렛 폰’의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서둘러 무상부품 교환이라는 수순을 택 한 것”이라며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드러난 ‘초콜릿 폰’의 문제점은 심한 긁힘 현상외에도 추가적으로 더 있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주장이다.

‘초콜릿 폰’을 사용하고 있는 문모(22)씨는 “긁힘 현상보다 배터리 관련 부분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배터리 탈착이 힘들고 배터리 소모량이 너무 빨라 앞으로 1년을 쓸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 LG 전자측에서 ‘초콜렛 폰’의 최대 장점으로 홍보하고 있는 ‘터치패드’가 오히려 ‘인식불능’ 상태인 경우가 빈번하고 다른 기종의 동일한 화소의 카메라에 비해 화질이 떨어진다”며 “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결함은 LG휴대폰의 내구성이 경쟁사인 삼성의 것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LG파워콤, LG계열사 통해 조직적 지원받은 흑막
LG전자가 이런 어려움에 처한 가운데 LG파워콤이 LG계열사를 통해 조직적인 지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져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뛰어든 파워콤은 불과 10개월만에 70만 가입자를 달성하는 초고속 성장을 이뤘는데 그 배경에는 뭔가 흑막이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LG파워콤은 올 9월까지 100만명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현재까지 초고속인터넷 사업 중에서 가장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경쟁사인 KT, 하나로 등이 바짝 긴장을 하면서 부러워 할 정도에 이르렀다. 현재 LG파워콤은 월 가입자수가 대략 7만3,000명으로 알려져 다른 경쟁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급상승 뒤편에는 불공정한 LG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사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이야기가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다.

파워콤은 지난 7월부터 LG계열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LG파워콤’으로 사명을 변경한 뒤부터 가입자 유치를 위한 대대적인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흘러나온 LG계열사 및 협력사들의 불만은 충격적이다.
LG의 한 계열사는 직원들에게 “그룹 회장단이 파워콤의 시장 확대를 위해 임직원들의 가입을 지원하도록 결정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황은 점차 일파만파로 번져 나갔다.

당시 이메일 내용을 보면 “오는 9월 말까지 1인당 의무적 10개 회선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 “1회선에 10만원의 인센티브를 주고, 총 10개 회선을 채우면 120만원을 파워콤에서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메일과 관련, LG파워콤의 관계자는 “최근 이같은 기사가 몇 번 나가고 난 뒤 잠잠해졌다”면서 “그룹 차원에서는 이를 근절했지만 하청 유통업체들에 대해서는 파악이 아직도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임직원을 통한 가입자 유치는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이라는 것이 업계 전체 분위기며 향후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관련 부처의 조사가 이어지면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파워콤의 가입자 유치를 위한 각종 이벤트성 선물공세도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가입 사은품으로 가전제품을 비롯해 온라인 게임 머니와 아이템 등 그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사은품을 받기 위해 가입했다가 계약기간 이전에 사용해지를 할 경우 해당 사은품의 가격만큼 고스란히 환불해야하고 추가로 위약금까지 물어야한다. 그러나 여기서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사항을 계약 당시 소비자에게 인지 시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케이블 모뎀 임대료의 경우, 한 달에 대략 5000원 가량 사용자가 지불하고 있는데 3년 약정의 경우 무려 15만원 가량 지불해야 한다.
현재 시중에서 모뎀은 3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어 결국 가입 기념 사은품 지급은 소비자의 돈에서 나간다는 계산이다.

LG텔레콤, 중소기업 특허 강탈 논란 망신살
한편 LG텔레콤은 이미 ‘특허권 분쟁’의 대표적 기업으로 떠오른 상태여서 LG그룹 전자계열사의 이미지 실추와 경영여건 악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러 다른 기업에도 다양한 사유로 많은 소송이 진행 중이나 LG텔레콤이 중소기업인 서오텔레콤(대표 김성수)의 기술을 무단으로 도용했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서오텔레콤의 김 사장은 지난 2001년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휴대전화의 버튼을 눌러 비상호출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특허를 출원했다.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LG텔레콤에 협력 제안을 하면서 자료 제출 요청이 있어 자료를 넘겼지만 별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LG측이 이를 무단도용해 호출기능을 장착한 알라딘 휴대폰을 판매하면서 문제가 표출됐다.

이와 관련, 서오텔레콤은 LG텔레콤을 특허침해로 고소하고 LG텔레콤 역시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했다.

현재 서오텔레콤은 1심과 2심에서 14개 특허 중 6개를 인정받았으며, 이에 LG텔레콤은 현재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LG그룹 계열기업이 이같은 여러가지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주목된다.

유원상기자 ywss1@diginews.co.kr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