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천지 지하철 종로3가역 ‘실태 고발’

종로3가 지하철역이 신음하고 있다. 몰려드는 노숙자와 노인들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점이 도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같이 역사 내부에서 벌이는 음주와 흡연으로 인해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됐던 '박카스 아줌마'(성매매 여성)들의 문제도 여전한 상태다. 일부 노인들과 노숙자들이 정신지체 여성들과 성매매를 제의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하철 종로3가 역사 충격적 실태를 알아봤다.

지하철 1, 3, 5호선이 통과하는 종로3가역. 하루 평균 유동인구만 50만 명에 육박하는 거대 역사 중 한곳이다. 이렇게 몸집이 크다보니 사람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도 많다. 그러나 굳이 일손 부족 문제가 아니더라도, 종로3가역 관계자들의 골머리를 앓게 만드는 노숙자문제는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역사에 근무하는 공익요원 김 아무개(24·남)는 “몰려드는 이들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은 입이 열개라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노숙자들과 더불어 역사 내로 모여드는 노인들도 문제다.
역사 내 음주와 흡연이 이곳에 모인 노인들의 소일거리 중 하나가 되고 있기 때문. 더욱이 이들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일삼는 박카스 아줌마들도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역사 내에서 만난 한 상인은 종로3가 역사내 실태에 대해 '대한민국 쓰레기통'이라는 격한 표현을 서슴치 않았다.

노숙자문제 통제 불능

현재 종로3가 역사 내 가장 큰 문제점은 통제되지 않는 노숙자 문제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종로3가 노숙자 문제는 관계당국조차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듯했다.

지난 7일 오후 3시경 기자가 찾아간 역사내부 실태 역시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다. 역사 내부로 걸어 내려가는 동안 술에 취해 곳곳에 쓰려져 잠든 노숙자들이 종로3가의 모습을 대신하고 있었다.

지나가는 행인들을 향해 뜻 모를 욕설을 내뱉으며 위협을 가하는 노숙자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포착됐다. 일부 노숙자는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가하며 돈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공익근무요원들은 팔짱만 낀 채 수수방관하고 있었다.

공익근무요원 김모씨(28)는 “이미 세상 포기하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우리들의 얘기는 말 그대로 '소귀에 경 읽기'”라며 “단속이라도 하면 막무가내로 달려들기 일쑤라 우리도 손을 쓰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역사 내부에 마련된 일명 '만남의 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보았다. 이곳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 상태였다. 노인들과 50대 여성들이 술판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박카스 소문에 노인들 몰려

노인들의 술판이 벌어지고 있는 만남의 광장은 잦은 음주와 노상방뇨, 흡연 등의 냄새가 뒤섞여 시궁창 냄새가 풍겨나고 있었다.

종로3가 역사 내에서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강 아무개(45·여)는 이곳의 실태를 묻자 “이곳에서는 법도 규정도 필요가 없다”며 “나이가 법이고, 질서가 되는 곳이다”고 말했다. 강 아무개에 따르면, 노인들의 음주나 흡연은 역무원 및 공익근무요원들의 손을 떠난 문제다.
강 아무개는 "잘못했다가는 노인네들이 나이 운운하며 벌떼처럼 달려드는데, 그럴 때면 경찰들도 속수무책이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이곳에 모인 노인들을 중심으로 불법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강 아무개는 “자세히 살펴보면 노인에게 접근해 무언가 흥정을 하는 50대 이상 여성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귀띔했다. 이런 모습은 기자 역시 어렵지 않게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들이 흥정하는 내용이 다름 아닌 성매매라는 것. 충격적인 사실은 일부 노인들과 노숙자들이 역사 내를 배회하는 정신지체 여성에게 성매매를 제의하고 있다는 의혹도 일고 있었다.

물론 취재과정에서 직접적인 확인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을 통해 어렵지 않게 전해들을 수 있었다.

이러한 실태에 대해 경찰이나 역내 관계자들은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역사 내 한 관계자는 “노인분들이나 노숙자 문제에 대해 철저히 단속을 하고 있지만 워낙 그 수가 많아 사실상 완전히 근절되기는 어려운 것 같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법천지 종로3가 실태. 급속한 고령화의 길로 들어선 한국사회의 쓸쓸한 단면이자 감추고 싶은 상처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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