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의 진화 없는 HW의 진화는 무의미?


8개의 코어를 탑재할 수 있는 인텔의 스컬트레일 플랫폼이 최근 화제다. 스컬트레일 플랫폼은 CPU와 메인보드, 그래픽 카드의 조합을 일컫는 말이기 때문에 하나의 제품이 아닌 플랫폼이라고 칭한다.

현재 인텔에서 출시한 프로세서는 코어를 4개까지 담을 수 있는 쿼드 코어 프로세서까지 출시되어 있다. 스컬트레일 플랫폼에서는 쿼드 코어 프로세서를 메인보드에 2개 장착하여 코어를 8개까지 늘릴 수 있어 유저들에게는 큰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2006년 이후로 인텔은 듀얼 코어, 쿼드 코어, 옥타 코어 등 멀티 코어 프로세서 정책을 이어왔다. 물론 이러한 방향성에 대해 찬성하는 목소리도 많지만,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슬슬 여러 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 멀티 코어 프로세서는 멀티태스킹에 유리하다. 게임을 하면서 인터넷을 하고, 워드 프로세서를 쓰면서 포토샵을 이용한다는 개념에서는 더없이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하지만 그 활용도는 거기에서 멈춘다는 것이 PC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 외에 남아도는 프로세서의 성능을 활용하는 방법이 아직까지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펜티엄4의 등장 때부터 쭉 흘러나온 얘기지만, 소프트웨어 분야의 발전이 없다면 다량의 코어를 담은 프로세서의 출시는 소비자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 우려가 있다. 스컬트레일 플랫폼이 최고급을 지향하는 유저들을 위해 출시되었다고는 하지만, 최고급 사양의 시스템은 결국 보편화의 길을 걸어 왔다.

물론 저렴한 가격에 뛰어난 성능을 누릴 수 있는 점은 장려할 일이지만, 새로운 시스템의 출현은 항상 업그레이드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자극하여 왔기 때문에 유저들이 과분한 시스템인 옥타 코어 플랫폼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든 것도 사실인 것이다.

현재 개별 코어의 역할을 잘 살펴보면 1개의 코어는 운영체제를, 그 밖의 코어는 어플리케이션에 쓰이는 구조다. 그렇다면 8개의 코어가 과연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의문이다. 윈도우 비스타가 고사양을 요구하는 운영체제이지만, 듀얼 코어 프로세서와 2GB 정도의 메모리만으로도 원활히 동작한다. 이런 상황에서 쿼드 코어와 옥타 코어 시스템의 마케팅은 '과한 것이 모자란 것만 못하다'라는 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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