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김정 특파원] 20여년만에 일어난 식량값 폭등이 미국 식량구매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1일 AP통신에 따르면 비싼 음식은 덜 먹고 남는 음식은 더 먹는 방향으로 미국의 식량구매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또 유명 백화점보다 대형 할인매장에서의 구매를 더욱 선호하는 방향으로 미국 소비자들이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푸드마케팅연구소(FMI)의 정례보고서를 보면 월마트를 비롯한 대형 할인매장들이 식품시장의 24%를 차지하고 있으며, 2007년 가구당 일주일 쇼핑 횟수가 처음으로 2회 이하로 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 농무부에 따르면 미 전국적으로 4인 가족의 매달 식비는 2006년보다 80달러 늘어난 904달러로 집계됐다.

푸드뱅크에 식량을 기부하는 자선 기구인 아메리카 하비스트는 2007년 4분기에 비해 현재 소비자들의 식비 부담이 20% 증가함에 따라 식비를 부담하지 못하는 일부 서민들은 푸드뱅크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MI의 팀 헤먼즈 소장은 이와 관련, "경제가 소비자들의 행동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사람들의 구매 패턴이 눈에 띄에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식량값 폭등은 구매자의 오랜 습관을 변화시켰다"고 덧붙였다.

미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컬럼비아에서 음악을 가르치고 있는 기나 피어슨은 "기본 식료품은 동네 가게에서 구매하지만 매주 목록을 가지고 월마트에서 쇼핑을 한다"고 말했다. 피어슨은 "외식을 하는 것보다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것이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국립학교 교사인 이들 부부는 식품 구입과 요리, 식사에 이르기까지의 습관을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몬트필리어에서 정신상담치료를 하고 있는 폴라 커티스도 "식비 일주일에 10달러에서 20달러까지 증가했다"며 "육류와 과일, 야채, 간식 등의 지출을 줄였다"고 말했다.

그녀는 "쇼핑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쓰게 된다"며 "목록을 만들어서 딱 필요한 만큼 구매하는 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농무부는 지난 2007년에 비해 식량값이 전체 5%가 상승했다는 통계를 발표했다.

옥수수와 밀의 가격 상승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식량값 폭등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옥수수의 경우 에탄올 연료의 원료로서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계속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에 있으며 밀은 지난 10개월 동안 3배나 가격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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