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 가운데 진위가 불분명한 것들이 상당수 있어 여전히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4일(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68년 네덜란드 정부가 설립한 `렘브란트 조사 프로젝트'가 파악한 결과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노튼 사이먼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렘브란트 자화상 등 렘브란트의 작품이라고 주장하는 작품 가운데 무려 절반 가량이 가짜로 판명났다.

위작 논란이 일면서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1995년 렘브란트 진짜와 가짜 작품전을 열기도 했으며 렘브란트 이외에 루벤스, 반 다이크 등의 작품 중 상당수도 가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타임스는 특히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이 소장하고 있는 반 다이크의 작품 `바위에 매어있는 안드로메다(이하 안드로메다: Andromeda Chained to the Rock)'를 놓고 진행되고 있는 진위 논란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애이먼슨 재단은 1985년 이 작품을 약 100만달러에 사들여 개관 20주년을 맞는 LACMA에 기증했지만 지금도 전시되지 못한채 창고 한쪽 구석에 있는데, LACMA측은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뒤 1998년 위작이라고 판정했다.

비록 이 작품이 반 다이크 서거 직전인 1630년대말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반 다이크가 말년에 사인하지 않은 여러 작품을 남김으로써 사인이 없다고 단순히 위작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지만 안드로메다라는 신화를 소재로 한 것은 그의 일반적인 작업 주제와 거리가 멀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또 안드로메다의 머리가 상체에 비례해 너무 작으며 그림에서 차지하는 안드로메다가 거의 전면을 차지하는 등 작품 자체가 다른 것들에 비해 너무 크고 노출이 심한 반면에 안드로메다를 공격하는 바다 괴물은 지나치게 작다는 것도 위작 가능성을 부각시켰다.

1993년부터 LACMA에서 유럽 작품을 담당하는 패트리스 마란델 큐레이터는 "이는 미술 역사의 희생물이다"며 "숨기려는 것 아니고 창피하지도 않지만 위작임에는 틀림없다"고 말했다.

반면에 진짜라고 믿는 이들은 관능적인 모델의 얼굴에 의해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작품 가운데 신화와 관련된 것으로 1638년 작품인 `큐피드와 프시케'가 있고 이 작품에 나오는 프시케의 모델과 안드로메다의 모델이 동일 인물이라는 점을 진품의 근거로 삼는다.

당시 반 다이크가 모델로 삼은 여성은 1360년대 반 다이크의 연인이던 마거릿 레몬이었고 신화적인 주제는 아마도 연인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

LACMA에서 게티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긴 스콧 샤퍼 큐레이터는 "만약 반 다이크 작품이 아니라면 누군가의 연인을 다른 이가 나체로 그린다는 것은 아주 이상하다"며 "경험상, 느낌상, 직감상 반 다이크의 것이 분명해 보여 반 다이크가 앓아 누었을 때 제자 등이 색칠한 정도일 것이다"고 주장했다.

디지탈 뉴스 : 정주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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