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 = "중국과 한국의 민족성에는 매우 미묘한 차이가 있다."
중국의 지한파 작가 장훙제(張宏杰)는 인민일보 국제시사 전문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 최근호 기고를 통해 양국의 민족성에는 많은 공통점이 있으면서 동시에 미묘한 차이가 감춰져 있다고 말했다.
먼저 부드러움과 강함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국토가 넓고 기후변화가 커 부단한 이동과 융합을 통해 환경에 적응하는 관용을 배운 반면 한반도는 면적이 협소하고 지리적으로 폐쇄돼 있어 단일민족으로 굽힐 줄 모르는 강한 기질을 유지해 온 결과라는 설명이다.

중국인들이 역사적으로 많은 변고를 거치면서 타협의 지혜를 배우는 사이 한국인들은 유목민족의 핏속에 흐르는 우악스런 야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 결과 한민족은 역사상 수많은 외침을 받았지만 어떤 위험 앞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항쟁을 선택하는 불굴의 정신을 이어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인을 휘거나 부러지지 않는 칼에 비유, 외침 속에서 점점 담금질돼 더욱 강하고 예리해졌다면서 굴복과 타협을 모르고 오로지 피에는 피로 갚는 강인한 의식이 20세기 이후 빛을 발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과 중국인은 융통성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진다고 그는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임기응변에 통달한 인재가 진정한 영웅이 될 수 있지만 한민족은 융화와 타협을 모르고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식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조급함과 느긋함을 또 다른 민족성의 차이로 꼽았다. 한국인은 급하기로 소문났고 중국인이 굼뜨기로 이름이 난 것은 지리적, 역사적 상황 차이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에서는 국왕의 명령이 다음날이면 전국에 퍼지지만 중국에서는 반년이 걸려도 도달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 한국인은 인내심이 적고 극단적 일방주의에 흐르기 쉬운 성격을 갖게 됐고 중국인에게는 급한 상황에서도 지나치게 신중한 성격이 형성됐다고 그는 주장했다.
작가는 이밖에 중국인과 한국인을 각각 노인과 소년에 비유하며 중국인은 역사적으로 많은 곡절을 겪으면서 생존의 지혜가 축적됐지만 예기(銳氣)는 꺾여 창의적으로 앞서 나가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한국인은 혈기방장하고 몸놀림이 민첩한 소년과 같아 위기가 닥치면 노인처럼 행동이 굼뜨거나 결정을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례로 한국은 중국이 1840년 양무운동(洋務運動)으로 깨어났을 당시까지도 잠들어 있다 일본에 병탄됐지만 이후 조급한 성미가 에너지가 돼 현재 세계의 '경제거인'으로 거듭났다고 격찬했다.
장훙제는 올해 34세의 몽골족 중국인으로, 중국작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중국인과 한국인의 국민성 비교연구' '중국인은 한국인에 비해 무엇이 부족한가' 등 의 작품을 발표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