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친이계 인사들이 볼 때 박근혜 전 대표는 '계륵' 같은 존재이다.
함께 하자니 좀 껄끄럽고 본인 역시 학업(?)뜻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버리자니 그동안 여러 번 봐왔던 총선 박근혜 효과 때문에 쉽게 결정을 할 수 없다.

특히 최근에 동네 종친회 이름과 비슷한 '친박연대'들이 박전대표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아니 더 나아가 지원사격까지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다른 당도 아닌 한나라당의 박전대표 때문에 자신들의 표가 잠식당하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공식적으로 박전대표의 행동에 이렇다 저렇다 말할 처치도 아니다. 요즘 친이 쪽에서 가장 걱정되는 것은 지금 흩어져 있는 '친박연대'나 무소속 후보들이 금배지를 달고 다시 '금의환향' 한나라당으로 들어오면 당이 둘로 갈라지는 느낌마저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와중 최근 부산 동래에서 '친박연대'의 이진복 후보와 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오세경 한나라당 후보가 박전대표의 탈당을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MB 핵심측근으로 알려진 오세경 후보는 “지금은 모든 동력을 모아 경제를 살릴 때인데 박 전 대표는 대권에만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저렇게 모호하게 할 거면 차라리 탈당하는 게 맞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한 오후보는 “박 전 대표는 가면을 벗고 국민 앞에 솔직한 자기 모습을 보여라. 정직한 것이 정치인의 기본 덕목 아니냐"고 일침을 놓았다.

친이계에서 공식적으로 박 전대표의 탈당을 요구한 것은 오 후보가 처음이다. 오 후보 발언이 알려지자 박근혜계 진영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박사모는 새벽 긴급 성명을 통해 “7% 지지율의 한나라당을 50%로 끌어올리고 천막당사로 나서면서 차떼기 이미지를 벗겨 오늘의 한나라당으로 탄생시킨 박근혜 대표더러 감히 '한나라당을 나가라'고 망언을 뱉은 부산 오세경 지역구에는 반드시 가야겠다”며 사실상 '오세경 낙선운동'을 선언했다.

또한 박사모는 “아무리 막 가는 세상이라지만, 입주권도 받지 못한 입주 지망생이 주인더러 나가라는 이런 날강도 같은 경우가 어디 있나”고 격노했다.

한발 더 나아가 박전대표측은 지원유세를 요구한 친이 측에 대해 “박근혜가 한나라당 식모냐”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K씨는 “자기들이 고기반찬에 산해진미를 다 먹고 나서 이제와 박전 대표에게 설겆이를 하라고 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다. 박 전 대표에게 항상 어려운 일, 궂은 일만 시키는 이명박 계는 정말 양심도 없다”고 분노했다.

그러나 친이 쪽 인사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들의 손실을 보더라도 박전대표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친이 쪽의 P씨는 “더 이상의 해당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 특히 '친박연대'나 무소속의원들이 당선되면 한나라당에 들어오겠다는데 이건 무슨 괘변인지 모르겠다. 차라리 그럴바에는 당을 떠나 새로운 당을 만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박 전대표가 한나라당을 떠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박전대표는 자신이 한나라당을 떠나면 낙동강 오리알이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경험상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투데이코리아 편집국장

김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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