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유세전에 연예인들 대거 참여

봄을 시샘하는 꽃샘 추위가 막 가시기 시작한 4월의 첫 날 저녁.

이 날 서울 사당역 국민은행 앞에서는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의 연설회가 열리고 있었다.

▲ <사진설명: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의 정몽준 후보 지원유세>
비록 총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매우 낮아 역대 최저의 투표율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통합민주당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이라는 거물급 정치인들이 본인들의 정치 생명을 건 혈투를 벌이고 있는 '서울 동작구을' 선거구이니만큼 유권자들의 관심도 다른 선거구보다는 매우 높은 실정이다.

유권자들은 시종 진지한 자세로 정몽준 후보의 연설을 경청했고 연설이 끝난 후 정몽준 후보가 거리유세를 시작하자 '정몽준!' '정몽준!' 구호를 외치며 지지를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날 유세에서는 주인공인 정몽준 후보 못지않게 유권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지원군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정몽준 후보의 조카 며느리인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

“가족이니까 지원 유세하는 것 뿐”

이 날 노현정 전 아나운서는 남편인 정대선 씨와 함께 유세 차량에 올라 정몽준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다음 거리 유세에서는 정몽준 후보와 함께 거리를 걸으며 시민들에게 일일이 인사하고 손을 잡으면서 한 표를 부탁했다.

이 날 거리에서 시민들은 노현정 전 아나운서를 보자 “노현정이다”라며 한결 같이 반갑게 노 전 아나운서를 맞이했다.

시민들 중에는 노현정 전 아나운서에게 사진을 같이 찍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고 이에 노현정 전 아나운서와 정대선 씨는 일일이 시민들과 같이 사진을 찍으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 <사진설명: 문소리 씨의 심상정 후보 지원유세(심상정 후보 측 제공)>
정대선 씨는 “가족이니까 당연히 지원 유세를 하는 것일 뿐”이라며 “정몽준 후보는 저에게 아버지 같으신 분”이라고 말했다.

정 씨는 “정몽준 후보는 가족으로서 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도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라며 정몽준 후보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냈다. 노현정 씨는 지난 달 말부터 정몽준 후보 지원유세에 나서고 있다.

탤런트 배도환 씨도 지원 유세에 합세했다.

정몽준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이유에 대해 배도환 씨는 “정몽준 후보는 재산이 많으면서도 실제 생활은 서민과 똑같이 검소하게 하면서 남을 위해서는 많은 돈을 쓰는 사람”이라며 “정몽준 후보라면 낙후된 이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 씨는 “연예인 축구단에서 활동하면서 대한축구협회 회장인 정몽준 후보를 알게됐다”며 “사람들은 정몽준 후보를 재벌이라 하지만 그의 실제 생활은 서민과 똑같고 축구 실력도 수준급”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이 날 유세에서는 쇼트트랙 안현수 선수가 지원 유세에 나서 정몽준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채 비까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의 지난 달 29일 오후 화정역 일대. 이 날 화정역 일대에서는 즐거운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바로 대한민국을 배표하는 여배우 문소리 씨가 '경기도 고양시덕양구갑'에 출마한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를 돕기 위해 나타난 것.

현재 상대후보인 한나라당 손범규 후보에게 밀리고 있는 심상정 후보 지원군을 자처하고 나선 문소리 씨는 이 날 심상정 후보와 함께 화정역 인근 대형마트와 상가를 돌며 심상정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2시간 동안 거리유세가 벌이지는 동안 20여명에 불과했던 행렬은 학생들과 시민들을 합쳐 금세 100여명으로 불어났다.

“심상정을 국회로 보내는 것은 이 시대 사람들의 책임”

2시간 동안 진행된 거리유세가 끝난 뒤 문소리 씨는 연단에 올라 “개인적으로 심상정 후보와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몇 년간의 의정 활동 모습을 보고 말 그대로 '광팬'이 됐다”며 “정당을 떠나 모두가 인정하는 심상정을 덕양에서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문소리로부터 바톤을 넘겨받은 이는 탤런트 김부선 씨. 진보신당 홍보대사이기도 한 김부선 씨는 이 날 오후 5시 원당역 인근 아파트 단지에 세워진 유세차량에 올라 심상정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 날 김부선 씨는 비까지 맞아가며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춤을 추는 등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김 씨는 “심상정을 국회로 보내는 것은 이 시대 사람들의 책임”이라며 “노동자, 서민을 대표할 수 있는 심상정 후보를 꼭 국회로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4·9 총선 유세전에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연예인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사상 최저의 투표율이 예상될 만큼 선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낮은 상황에서 인기 연예인들의 지원 유세가 후보의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 후보자들도 인기 연예인들 섭외에 힘을 쏟고 있다.

인기 탤런트 최명길 씨는 남편 통합민주당 김한길 의원(서울 구로구을, 행정자치위원회)과 함께 지난 달 30일부터 통합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를 벌이고 있다.

최명길 씨는 3일 오전에는 '서울 동작구을'에 출마한 정동영 후보 지원유세를 하는 등 이 날 하루에만 11명의 후보를 위한 지원유세를 할 예정이다.

'서울 노원구병'에서는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홍정욱 후보를 돕기 위해 그의 아버지인 남궁원 씨와 동료 연예인들이 유세장을 찾고 있다.

이 외에도 인기 중견 연기자인 김미숙 씨도 오는 4일부터 한나라당 후보를 위한 지원 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투데이코리아 이광효 기자 leekhyo@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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