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 = "문화유산 보호를 강화해 단오절을 빼앗아간 한국에 갚아주자." 음력 5월5일 단오절을 이틀 앞둔 29일 중국 언론에 중국인들의 자긍심을 자극하는 시론이 실렸다. 주간 21세기경제보도는 '문화유산의 날'을 정하고 전통명절을 무형문화유산 보호명단에 포함시키겠다는 쑨자정(孫家正) 문화부장의 최근 발표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론을 시작했다. 중국은 매년 6월 둘째주 토요일을 '문화유산의 날'로 정해 올해 처음으로 내달 10일 관련 행사를 벌이기로 하는 한편 춘제(春節.설), 청명절, 단오절, 중추절 등 유명 전통명절이 포함된 518개 항목의 제1차 국가무형문화재 리스트를 최근 확정했다. 이 시론은 지난해 11월 한국의 '강릉단오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실을 상기시키며, 이것이 결코 중국의 단오절을 빼앗아 간 것은 아니지만 중국인들의 감정에 큰 상처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이 문화유산 보호를 등한시하는 사이 한국은 1962년 '문화재보호법'을 제정, 민족문화에 대한 의식을 각성시켰고 강릉단오제만 해도 일찍이 1967년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해 보호했다면서 중국인들의 태만에 자성을 촉구했다. 시론은 특히 일본이 김치의 종주국인 한국을 제치고 세계시장에 김치를 내놓자 한국인들이 크게 반성하고 문화유산 보호에 한층 분발한 사실을 소개하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도 1871년 '고기구물(古器舊物)보존법'을 만들고 1950년 '문화재보호법'을 제정하는 등 정신문화를 강조해 온 전통이 바탕이 돼 오늘날 현대화를 이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시론은 한국과 일본의 경우를 예로 들며 현대화가 자기 문화를 부단히 확인하고 인정하는 속에서 오는 것이지 전통을 무조건 부정해서는 안된다면서 전통명절과 민요 등 무형문화유산의 보존만이 문명부흥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http://blog.yonhapnews.co.kr/jeansap jeans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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