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불법체류자 안심광고

[샌프란시스코 김정 특파원] 멕 시코계 이민자가 모여드는 미국 캘리포니아 한복판, 샌프란시스코. 시 당국은 이달 들어 이 같은 내용의 공익광고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등 20여개국 언어로 된 광고는 도심 대형건물 광고판을 도배하다시피 했고, 지역 TV와 라디오에서도 프로그램 중간중간 흘러나온다.

미국은 2006년 입국 전 체류·이민 비자를 받지 않은 모든 외국인을 불법으로 규정, 강제 추방토록 이민법을 개정한 바 있다. 미국 전역에서는 미 연방수사국(FBI)과 이민국 인원이 총동원되다시피 해 불법 이민자 색출 작전이 벌어졌고, 심지어 현상금을 타기 위해 이들을 잡는 인간 사냥꾼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시당국이 연방정부 방침에 반기를 든 것은 '이민자의 나라' 미국이 불법 체류 외국인을 무조건 범죄자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개빈 뉴섬 시장은 “우리 시가 연방정부 방침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불법 체류 외국인들에게 직접 알리고 도와주고 싶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샌프란시스코는 수십년 전부터 히피와 동성연애자 같은 국외자들에게 관대한 '미국 최고의 진보주의 도시'로 명성을 떨쳐왔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 “일부 도시가 다소 느슨하게 이민자 규제에 나서고 있긴 하지만 공익광고까지 동원해 연방정부 정책에 도전한 곳은 샌프란시스코가 유일하다”면서 “시당국과 주민들은 여전히 도시의 관용 전통을 지키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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