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씨현시스템 IT 사업그룹 ‘최유길 이사’

국내 메인보드 시장에서 가장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브랜드를 꼽으라면 대부분의 독자들은 아수스나 기가바이트를 꼽을 것이다. 이중 기가바이트의 이렇게 높은 인지도는 9년 동안 국내에 기가바이트 메인보드를 소개해온 제이씨현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기가바이트 메인보드가 최근 큰 인기를 얻으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이러한 인기의 중심에는 제이씨현시스템 IT 사업그룹 최유길 이사가 있다. 그를 만나 제이씨현시스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제이씨현시스템(대표 차현배)이 지난 해 2사분기 기가바이트 메인보드와 그래픽 카드 사업부분에서 127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인텔과 AMD의 공격적인 가격정책으로 PC부품 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2사분기 메인보드가 95억원, 그래픽 카드가 32억원의 매출을 올려 2006년에 비해 143%와 105% 성장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러한 제이시현시스템의 선전 뒤에는 IT 사업그룹 최유길 이사의 역할이 컸다. 최유길 이사는 제이씨현시스템이 설립된 1984년부터 지금까지 회사를 지켜온 '제이씨현맨'이다. 현재 제이씨현시스템은 사운드 디바이스 전문 기업인 크리에이티브와 메인보드와 그래픽 카드 전문 제조업체인 기가바이트의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 최유길 이사는 크리에이티브와 15년, 기가바이트와 9년을 함께 일하면서 여러 직책을 두루 섭렵했다.

메인보드 시장 '톱'에 오르다
제이씨현시스템은 지난해 메인보드 시장에서 아수스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이러한 제이씨현시스템의 성공 요인으로 여러 가지가 꼽히고 있지만 단연 중요한 요소는 단연 단가에 연연하지 않고 뛰어난 부품을 썼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타 기업들은 원가 절감을 위해 저렴한 캐퍼시터를 채용한 반면, 기가바이트 메인보드는 100% 솔리드 캐퍼시터를 최초로 채용하여 뛰어난 오버클럭 성능을 국내 유저들에게 어필한 것이 주효했다. 게다가 기가바이트 메인보드의 전매특허 기술인 듀얼 바이오스 기능도 제품 인기에 한 몫을 했다. 듀얼 바이오스 기능은 바이러스로 인해 하나의 바이오스가 동작을 하지 못해도, 보조하는 또 하나의 바이오스를 제공함으로써 시스템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다.

최 이사는 이러한 요소들이 특히 안정성을 중시하는 수요처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끌었다며 “엘리베이트 내부의 LCD 시스템을 위한 POS 기업이나 DID 업체들로부터 주문이 쇄도했다. 무엇보다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기업들이 기가바이트를 인정한 것으로 고무적인 성과였다. 또 24시간 PC를 켜놓는 PC방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기가바이트 메인보드의 안정성과 내구성에 높은 점수를 준 결과”라 밝혔다.

하지만 제이씨현시스템의 최유길 이사는 1위를 한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더욱 굳건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는 1위를 지키기 위한 요소를 '절전'이라는 키워드에서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 제이씨현시스템이 PC방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부분이 안정성이라면 여기에 절전 기능이 가미되면 1위 수성도 문제없다는 생각인 것이다.

“현재 PC방이 2만 2,000~2만 5,000곳으로 추산된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현재 새로운 생존 전략은 비용 절감이다” PC를 구성하는 부품 중 전원 소비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메인보드의 전력 소비량을 획기적으로 줄인다면 PC방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그가 강조한 것은 '소비자 우선주의'다. 최 이사는 “고객 센터를 강화하고 AS 시간 최소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기가바이트가 1위로 올라선 배경에는 고객만족을 위한 접근이 유효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씨현시스템, 대한민국 IT를 책임진다
국내 많은 유저들은 제이씨현시스템 하면 가장 먼저 기가바이트와 크리에이티브를 떠올리곤 한다. 간혹 메인보드 사러가서 판매점 직원에게 제이씨현 메인보드를 달라고 물을 정도이니 기가바이트와 크리에이티브가 제이씨현시스템이란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유통업체로서 다른 브랜드의 제품 알리기에 역량을 키워온 제이씨현시스템이 최근 들어 제조업체 제이씨현시스템으로 탈바꿈하려 하고 있다. 최 이사는 “제이씨현시스템은 그동안 유통회사로만 인식되던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는 차원으로 지난해 11월 네스티아전자와 손을 잡고, 제이씨현시스템의 기술연구소를 구로디지털단지 내에 설립했다. 네스티아전자는 세계 유명 카오디오 전문기업들의 개발 파트너로서, 오랜동안 쌓아온 기술들을 접목시켜 현재 다양한 IT기기 개발에 온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기술연구소에서 개발된 제품들 중 차량용 네비게이션 'Runz'와 전자수첩 'UDEA'는 이미 상용화되어 국내시장에 판매만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두 제품 모두 이미 품질과 성능을 인정받아 지난 8일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2008에도 전시되었다.

CES2008은 매년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되는 가전기기 전시회로, 세계 모든 기업들이 자신들의 신제품을 발표하고 전시하는 가전기기의 월드컵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전시회의 규모가 큰 만큼 세계 각국의 많은 바이어들이 모여, 각 업체들이 내놓은 신제품들에 집중한다. 이는 국내 유망 업체가 해외시장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이다.

오랜 시간 동안 국내 IT 유통업계를 이끌어온 제이씨현시스템의 변화, 그리고 앞으로 그 들이 제조업체로서 선보일 다양한 기술들이 벌써부터 기자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임형주 기자 4i2ju@pc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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