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노동계비하 발언, 모금행사참여 특종보도

[샌프란시스코 김정 특파원]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선두주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노동계층 비하 발언을 보도해, 그를 궁지에 빠뜨린 사람은 그의 적극적 지지자인 할머니 시민기자 메이힐 파울러(60·사진)인 것으로 밝혀졌다.

오바마에게 기부금 한도인 2300달러의 선거자금을 기부했던 파울러는 지난 6일 기존언론에게는 '접근 불가'였던 샌프란시스코의 기금 모금행사에 참가해 오바마의 발언을 비디오로 녹화할 수 있었다. 파울러는 공개적으로 오바마를 지지하는 진보적 인터넷 언론인 <허핑턴포스트> 편집진과 협의 끝에 11일 문제의 기사와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정치와 글쓰기에 관심이 많던 파울러는 지난해 <허핑턴포스트>의 무보수 시민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조심스럽게 작성한 이번 기사가 '특종'이 될지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 파울러가 <허핑턴포스트> 사이트에서 자신을 소개한 글을 보면, 그는 뉴욕의 명문사립 바사르대를 졸업하고 버클리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변호사인 남편과 결혼해 현재 대학원에 재학 중인 두 딸을 키우는 데 시간을 보낸 뒤, 환갑이 임박해서
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시작했다.

기사가 나간 뒤 파울러가 받은 메일 약 200통은 협박 일색이었다. 그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인터뷰에서 “오바마의 발언에는 실망했지만, 후보들이 잘못을 할 때도 있다”며 “오바마야말로 미국의 다음 대통령감이라는 믿음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당시 “미국의 중소 도시 주민들이 일자리가 없어지게 되자 좌절감의 표현으로 총기나 종교에 매달리는가 하면, 그들과 같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무관심하게 된다”고 말해 파문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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