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식힐 납량특집 전시회 다채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 "우주에는 우리 뿐인가?"
지난해 7월 국제적인 과학잡지가 제시한 향후 25년 내 지구에 닥칠 25가지 이슈 중 하나다. 이 질문을 바탕으로 한 미국 과학자는 '외계지적생명체 탐사계획'을 고안했으니….

무더위를 앞둔 요즘 미술 전시장마다 납량특집물이 마련됐다.

홍대 앞 대안공간 미끌은 우리 미술인들을 외계인으로, 관객을 지구인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외계인들이 내보내는 수수께끼 같은 신호를 과연 지구인들은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

이한수는 UFO 영상을 보여주며 '나는 믿고 싶다'고 소리치고, 김윤경은 외계인이 사용했음 직한 가죽 장갑을 내놓는다. 황규태는 컴퓨터칩이 내장된 손을 선보이고 이병호는 가느다란 줄에 매달려 곡예하고 있는 벌거벗은 생명체를 소개한다.

미끌의 '외계지적생명체 탐사계획'은 이달 18일까지 계속된다. ☎02-325-6504.

역시 홍대 앞에 있는 갤러리 스케이프는 올해 여름 전시 테마를 초현실주의로 정했다. 초대장에는 마음에 구멍이 뚫린 소녀가 귀가 잘린 토끼에게 편지를 건네주는 모습이 담겼다.

경이, 아름다움, 사랑, 욕망 등 7가지 테마를 정하고 사진, 영상, 회화,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작품을 2점씩 전시한다. 신비롭고 이상한 노래를 들으며 그림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도록 연출된 전시다.

성적 학대를 받는 젊은 여성의 정신적 외상을 천에 그리는 박소영의 회화와 명품백 속 벌레를 표현하는 이준구의 섬뜩한 회화, 신체가 온전하지 못한 광대인형을 찍는 오진령의 괴기스러운 사진, 거울과 영상을 결합한 최원정의 작품 등. 이상한 초대전은 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02-3143-4675.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29일부터 열리는 '기계의 꿈, 자동인형에서 로봇까지'전에 가면 호주 출신 사이보그 작가 스텔락의 독특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몸의 확장' '레이저 눈' '제3의 손' '자동팔' '비디오 섀도' 등 인간과 기계를 교배한 듯한 잡종들을 통해 미래 세계를 지배할 '차세대 인간'을 나타낸다.

전시에서는 '로봇'이라는 개념을 처음 등장시킨 카렐 차페크의 희곡 초판본 및 당시 공연 사진부터 에디슨이 고안한 말하는 인형,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 '아이로봇(I, Robot)'의 초판본, 국내외 주요 과학기관이 만든 로봇도 함께 전시된다. 다음달 29일까지. ☎02-580-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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