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가격 경쟁력 한우 쇠고기의 2배

지난 18일 한국과 미국간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협상이 타결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전면 개방됨에 따라 한우 농가의 줄도산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전국한우협회는 지난 18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우리는 소비자를 광우병 위험에 몰아넣고 한우산업을 말살 위기에 내몬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밝혀두며, 20만 전체 한우농가들은 대규모 집회는 물론 소비자 단체와 연대해 미국산 쇠고기 불매운동을 펼쳐나감으로써 국민의 먹거리 안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해나갈 것”이라며 “이제 전국 20만 한우 농가들에게는 한우 산업을 포기하느냐의 선택만이 남아 있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으로 국내 한우산업이 존폐의 위기에 몰렸음을 호소했다.

실제로 일선 한우 농가들 사이에서는 한우 농가 줄도산이 곧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20년째 한우를 기르고 있는 A씨는 요즘 얼굴에 시름이 가득하다. 기르고 있는 어미소가 송아지를 낳았지만 사료값이 1년 새 50%나 오른 것만으로도 밤잠을 못 이룰 지경인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마저 전면 개방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한우를 키워봐야 이익을 내기는 커녕 적자를 면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A씨는 한우를 키우는 것 자체를 포기하는 것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 A씨는 “지금 한우를 키우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으로 인해 한우 농가들 사이에서 줄도산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한우 쇠고기를 압도하는 미국산 쇠고기의 막강한 가격 경쟁력 때문.

일선 대형 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특플러스급 한우 등심 1㎏의 가격은 대략 9만원 정도이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의 가격은 같은 경우 그 반값인 4만 5천원 정도이고 호주산은 5만원 정도이다.

아무리 한우 쇠고기가 맛과 품질이 좋고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 할지라도 소비자, 특히 대다수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우선 한우 쇠고기보다 값이 2배나 저렴한 미국산 쇠고기에 손이 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더구나 이 가격은 '도축월령 30개월 미만의 뼈를 제거한 살코기'만 수입하도록 돼 있는 현재의 한·미간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하에서의 가격이다.

그러므로 새로 개정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의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전면 개방된다면 미국산 쇠고기 가격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커 국내 쇠고기 시장은 미국산 쇠고기에 의해 점령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전면 중단되기 직전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50%가 넘었었다.

투데이코리아 이광효 기자 leekhyo@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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