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디지털 강국 한국에서 휴대폰 중독으로 병들어가는 청소년 문제를 고민하는 책이 출간되어 화제다.

우리나라에 휴대폰 보급이 보편화된 지 10여 년. 이제 휴대폰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을 오히려 이상한 눈길로 바라보는 휴대폰 전성시대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단순히 전화를 걸고 받는 통화 기능은 물론이거니와, 문자메시지, 카메라, MP3, 게임, 인터넷 동영상 등 통합적인 기능을 갖춘 휴대폰이 현대인의 생활필수품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유용한 만큼 부작용 역시 매우 심각한 수위에 올라 있다. 사회적인 병리 현상까지 대두되고 있는데, 요즘 언론에 심심치 않게 보도되는 ‘휴대폰 중독’이 바로 그것이다.

‘휴대폰 중독’이란, 휴대폰이 곁에 없으면 불안하고 항상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통화를 해야만 마음이 편해질 만큼 몰입 정도가 심한 경우를 말한다. 최근 호주 퀸즐랜드 대학의 실험에서 휴대폰에 중독된 사람은 마치 알코올이나 마약중독자처럼 불안해하고 금단 증상까지 보였다. 강제로 휴대폰을 끄게 하면 심적인 동요를 일으키고, 전화가 오지 않거나 문자 메시지가 오지 않으면 자존심이 상한 것처럼 행동하고 자기 비하를 일삼기까지 했다고 한다. ‘휴대폰 중독’ 증상은 바야흐로 전세계적으로 함께 고민해야 할 중대한 사회 이슈로 떠오른 것이다.

휴대폰 가입자 4,000만 명, 휴대폰 보급률 세계 1위를 자랑한다는 우리나라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더군다나 어렸을 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친숙하게 성장해온 한국의 어린 청소년들이야말로 휴대폰 중독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절제한 휴대폰 사용으로 인한 요금 때문에 자살한 청소년들의 이야기는 지금 바로 우리 곁에서 벌어지고 있는 휴대폰 중독의 끔찍한 뒷모습이다. 이 책은 디지털 강국 신화에만 급급한 채 청소년들의 휴대폰 사용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던 한국 사회에 경종을 울리며, 부모라면 누구나 고민해 보았을 자녀들의 휴대폰 중독의 문제점을 짚어낸 국내 최초의 휴대폰 교육 지침서이다.

가정의 행복, 교실의 즐거움, 아이의 미래를 위한 휴대폰에서의 해방 선언!

사실 저자가 휴대폰 문제에 귀를 기울이게 된 것은 순전히 자신의 아이들 때문이었다. 대한민국의 많은 부모들처럼 그 역시 휴대폰을 걸고 받는 통화용으로만 사용해온 전형적인 기계치.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아이들이 심각할 정도로 휴대폰에 열광하는 모습에 그 실체가 궁금했고, 나아가 걱정이 앞섰다.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을 만나고 자료를 조사하면서 우리나라 청소년 휴대폰 중독의 엄청난 실상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고, 올바른 휴대폰 사용만이 가정과 학교, 나아가 아이의 미래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이 책은 그렇게 아이를 걱정하는 부모의 절박한 심정에서 비롯된 것이며, 휴대폰의 역기능에 대한 비판으로만 일관하지 않고, 현 시점에서 휴대폰 사용에 대해 어떻게 효과적으로 청소년들을 지도할 수 있을지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1부에서는 청소년들의 휴대폰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1318세대의 휴대폰 코드를 검토하고 있으며, 2부에서는 청소년들 사이에 이미 일반화된 휴대폰 중독의 상황과 함께 부모들의 고민을 담아내고 있다. 3부에서는 학습 부진과 집중력 감소로 직결되는 휴대폰 중독 증세를 치유하기 위한 대안과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으며, 4부를 통해 10가지의 효과적인 휴대폰 사용 규칙을 도출해 내고 있다. 또한 권말의 부록에서 청소년들의 인터넷 휴대폰 은어들을 설명하고, 다양한 장소에서의 휴대폰 사용 지침, 휴대폰 중독 자가측정표를 통해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공감대를 꾀하고자 했다.

1부_ 휴대폰에 매몰된 우리 아이들

우리나라에서 휴대폰을 갖고 있는 아이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2005년 말 우리나라 중고생의 90%가량이 휴대폰을 갖고 있으리라는 게 관련 업계 및 전문가들의 추산이다. 이제 1318세대에게 휴대폰은 단순한 통신수단이 아니다. 이동전화이자, 알람시계이고, 패션인 동시에 전자수첩이며, 친구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한 메신저이다. 휴대폰은 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신체 옵션이며, 자신을 표현하는 분신 같은 존재이기에 세련된 신기종이 출시될 때마다 선망의 눈길을 보내는 것은 당연지사다. 저금통을 뜯어 튜닝가게로 달려가 휴대폰을 예쁘게 꾸미는 것으로 마음을 달래기도 한다. 그나마도 휴대폰이 없는 아이들은 매일같이 부모를 졸라대거나 휴대폰을 마련할 계획을 세우느라 바쁘다.

2부_ 디지털 세대 부모의 고민들

휴대폰에 대한 집착이 강한 만큼 아이들은 일상 속에서 휴대폰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폐해 또한 만만치가 않다. 휴대폰은 언제나 아이들의 손 안에 있기에 어느 장소에서건 모바일 동영상을 통해 음란물에 접근하기가 용이하며, 공간의 제약 없이 게임이나 드라마를 즐길 수가 있다. 아이들은 점점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대화보다는 휴대폰이 제공하는 콘텐츠의 바다 속으로만 빠져들고 있다. 바로 곁에 친구가 있어도 문자메시지를 날리는 엄지족의 모습이 바로 요즘 아이들의 일반적인 풍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소통의 단절과 사고력 부재의 가장 큰 원인이 휴대폰임을 일선 교사들도 입을 모아 비판하고 있다.

3부_ 휴대폰을 끄면 성적이 올라간다

일단 부모와 교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휴대폰 때문에 아이들의 성적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하루 평균 100통의 문자를 주고받는다는 요즘 아이들이고 보면, 휴대폰이 잠시라도 곁에 없으면 불안하다는 심정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휴대폰을 통해 공부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그들의 명분에 동의해서는 안 된다. 집중력이 떨어져서 당장의 학업에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생각하는 힘과 창의력을 키울 수 없다는 점이다. 외국의 사례처럼 국가 차원에서 청소년의 휴대폰 사용을 규제하거나, 관련 기업들의 공익적인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4부_ 자녀 휴대폰 사용 교육 10계명

1. 절제력이 생길 때까지 구입을 최대한 늦춰라!
2. 휴대폰 사용 규칙을 함께 만들어라!
3. 자녀 명의로 가입하라!
4. 공부할 때는 반드시 휴대폰을 꺼라!
5. 문자 사용량을 통제하라!
6.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원천 봉쇄하라!
7. 휴대폰을 절대로 학교에 가져가지 말라!
8. 딸에게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라!
9. 일주일에 한 번 휴대폰도 쉬게 하라!
10. 부모와 교사가 모범을 보여라!

고재학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18년째 신문사(현재 한국일보 기획취재팀장)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으며, 중학교 2학년 딸과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둔 40대 중반의 아빠다. TV 끄기 실천을 위한 효과적인 지침서『내 아이를 지키려면 TV를 꺼라』의 저자이기도 하다.

디지탈뉴스: 김정민 기자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