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일요일, 바람이라도 쐬러 마실을 나왔지만, 햇빛 내리쬐는 정자에 앉아 나른한 하루를 보내야 했던 홍대 인근 주민들에게 조금은 소란스럽지만 즐거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6월 25일부터 8월 13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동교동 새물결 1길에서 진행되고 있는 <우리동네 문화놀이터>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동네 문화놀이터>는 홍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작업을 이용해 주민들을 만나 즐겁게 이야기하고, 함께 작품을 만들어 보는 것으로 홍대 앞의 대표적인 문화행사인 프리마켓과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이 힘을 합쳐 추진하고 있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 우리동네 주민광장이 문화놀이터 됐네?!

▲색색의 천을 이용하여 동교동 주민광장 정자의 지붕을 덮는 것을 시작으로, 부모님께, 혹은 가족구성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티셔츠에 새기는‘보여주고 싶은 이야기, 들려주고 싶은 티셔츠 만들기’(6월 25일),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박스로 재활용 조명을 만들었던‘빛과 이야기해요’(7월 2일), 그리고 ▲PVC 파이프 관을 이용해 다양한 노래를 연주하고, 참여한 가족들이 모두 함께 합주를 하는 시간을 가졌던‘PVC 파이프 오케스트라’(7월 9일) 등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친근한 소재를 활용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다.

매 프로그램마다 평균 20가족 이상이 참여하고 있으며, 구성원은 또래 친구들, 부모와 아이들, 부부 등, 그 연령대나 구성도 4세부터 60세 이상까지 매우 다양하다. 참가자가 많거나, 프로그램 참여가 어려운 어린 아이들을 위해 바로 옆쪽에서는‘우리 동네 정자 꾸미기’,‘나만의 명함 만들기’,캔을 이용한‘쉐이커 만들기’등이 진행되었다.

▲ 예술인들과 홍대 인근 주민들의 즐거운 만남은 계속된다.

<우리동네 문화놀이터>는 앞으로 5회의 프로그램이 더 진행될 예정이다.

4회인 7월 16일은‘이야기가 있는 밥상, 우리 엄마… 어떻게 생겼더라’로, 가족간의 대화가 사라진 밥상에 대해 고민해보고, 가족끼리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모습을 그리고 브로치와 목걸이, 사진꽂이 인형을 만드는 시간이 마련된다.

5회인 7월 23일에는 가족의 전통을 찾아보기 어려운 지금, 우리 가족만의 개성 있는 가훈을 만들고, 나무판에 새겨 꾸미는‘가족은 우리집의 뿌리! 먹으로 그리는 우리집 이야기’가 진행될 예정이다.

7월 30일에는 6회 프로그램 ‘우리가족에게 불어오는 바람부채’로 여름철 필수품인 부채에 가족의 초상화를 그리는 시간을 가져봄으로써, 서로 무심하게 생활했던 가족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8월 6일 7회에는, 많이 가지고 있지만 딱히 사용할 방법을 알지 못했던 세탁소 옷걸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해 본다. 휴지 걸이, 메모지 걸이 등을 만들어보는‘세탁소 옷걸이를 활용한 생활용품 만들기’가 진행된다.

<우리동네 문화놀이터>의 마지막 날인 8월 13일에는‘시간이 찾아 준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즉석카메라를 이용하여 우리동네의 추억과 일상을 담아 핸드메이드 사진집을 만들어 보거나, 우리 가족만의 사진첩을 만드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그리고 두 달 동안 진행된 ‘우리동네 문화놀이터’를 함께 마감하는 소박한 마을잔치를 준비된다.

많은 지역주민이 쉼터로 활용하는 주민광장(동교동 걷고 싶은 거리 북쪽에 위치)에서 벌어지는 예술인들과 지역주민과의 만남.
나른했던 일요일 오후, 홍대 지역 주민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즐거운 변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전참가 신청 및 문의는 일상예술창작센터 02)325-8553 / 서울프린지네트워크 02)325-8150 cafe.naver.com/hongmasil

디지탈뉴스 :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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