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시인들 '시평' 통해 눈치보기식 심사 토로

"근본적 문제는 문학터전의 새로운 발굴에 대한 안이한 태도와 매너리즘이다."

수많은 종류의 문학상들이 난립하고 기존 문학상의 권위는 갈수록 추락해가는 현실. 이런 문단의 현실에 대해 젊은 시인들은 어떤 고민들을 가지고 있을까.

최근 출간된 계간지 '시평' 가을호(통권 제25호)에서는 기획 특집으로 젊은 시인 30명의 국내 문학상 및 노벨문학상에 관한 의견을 다뤘다. 내용은 무척 신랄하고 비판적이다.

우선 시인들은 심사과정과 기준의 불투명성(12명), 같은 심사위원이 여러 문학상을 심사하고(12명) 한 작가가 여러 개의 문학상을 수상하는 점(8명)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문제점의 원인으로는 응답한 20명의 작가 가운에 10명이 "작품 위주가 아닌 인지도에 의한 눈치보기식 심사와 한정된 심사위원의 취향 때문"이라고 말해 국내 문학상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나타냈다.

한 시인은 "여러 문학상을 통해 검증된 문인은 심사에 따른 책임감과 위험부담, 정신적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공신력과 권위를 내세우는 문학상들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황정산 대전대 교수는 '누구를 위한 문학상인가'라는 기고글을 통해 "작금 현실은 거의 모든 문학상이 상업성에 의해 조종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문학상의 권위가 떨어졌다는 사실은 (차라리)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노벨문학상에 관한 조사에서는 '노벨문학상을 받아야 할 작가'로는 박경리(10명), 황석영(7명), 김지하(3명), 고은(3명) 순으로 나타났고 '수상 가능성이 큰 작가'로는 고은(18명), 황석영(10명) 순으로 조사됐다. '없다'고 응답한 작가도 12명이나 됐다. 각각 2명 이내의 작가를 추천토록 한 결과다.

이승복 홍익대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는 '노벨문학상에 관한 단상'이라는 글을 통해 "왜 안주냐고 따져 묻기에 앞서 그들의 시각으로 한국 문학을 객관적으로 보는 기회가 우선 필요하다"며 "결국 충분한 번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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