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발견’/ 정재헌 저/ 예아름미디어 발행/

예아름미디어에서 발간해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젊은 날의 발견'은 한 마디로 저자 정재헌(23)군이 실천한 '도전의 아름다움'을 담은 대서사시이다.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향한 발걸음은 땀과 고통과 눈물을 요구한다. 이 책은 도전의 진수를 품은 결정판으로 젊음의 청춘 견문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부모에게 돈이나 타다 쓸 궁리를 할 나이에, 자전거를 타고 서유럽과 동유럽을 340일 동안 여행한 것은 젊은이와 자녀를 키우는 부모에게 적잖은 교훈을 던진다. 그것도 단돈 28만원으로 시작된 여정이어서 더욱 그렇다.

친구들 여럿이 어울려 여행하는 것이 아니었다. 홀로 자전거를 끌고 9600Km 여행하는 것. 사실 일반 젊은이로서는 생각하기도 어려운 일 아닌가? 이를 생각해 낸 것만해도 기특한 일인데 '대한의 건아' 정 군은 이를 실천에 옮기는 강인함을 선보였다.

경기도 부천출신으로 계남고등학교를 거의 꼴찌로 졸업한 저자는 미국 보스턴 버클리 음대 장학생이 되는 기적을 이룬바 있다. 이런 기적은 휴학 후 '대장정 돌입'이란 결단의 터전을 이뤘다.

지난 5월 군에 입대해 지금은 군인으로 복무하고 있는 저자는 2년여 전인 지난 2004년 8월15일 미국 보스턴을 떠나 2005년 7월 17일 속초를 통해 귀국했다. 영국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 독일 체코 스위스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와 러시아를 달리고 달려 마침내 부모 품에 돌아 온 것이다.

정 군은 텐트, 기타, 노트북, 간단한 취사도구를 가지고 출발해 낯선 외국 농가의 처마밑, 강가, 학교 운동장, 병원 응급실과 노숙자 숙소, 교회 등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저자는 이 과정의 서정을 거침없는, 그러나 섬세하고 꾸밈없이 노래해 독자의 공감을 자아낸다. 채 30만원도 안되는 여행경비여서 끼니가 떨어지면 길거리에서 기타를 쳐 몇푼 벌어 하루 살이를 한 것이 어디 한 두번인가.

저자는 혼자서 하는 여행이라 외롭고 힘들었지만 '내가 태어난 땅' 대한민국까지 가야 한다는 다짐을 하며 페달 밟기를 쉬지 않았다. 밀려오는 두려움을 떨치기 위해 두려움은 아예 외면함으로써 극복될 수 있다는 진리를 터득하기도 한다.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고, 문화와 습관이 다른 나라에서 하루 최고 185km를 달렸다. 자전거 바퀴의 펑크로 고생한 일은 외로움과 두려움, 불안감에 견주면 사실 고생도 아니었다.

340일 동안 2만km가 넘는 여행을 했는데 그중 9,600Km는 직접 자전거로 달리고 나머지는 트럭을 얻어 타기도 하고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이용했다. 160시간, 7일 동안 계속해서 달리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56인 칸을 이용했는데 책 속에는 그 때의 추억이 넘쳐난다.

정 군은 이번 여행이 철저하게 자신과의 싸움이었다고 말한다. 외롭고 힘들었던 일이 제일 먼저 생각나지만 그 반대급부로서 기쁨과 즐거움도 넘쳤다고 회상한다. 많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신세를 졌다. 저자는 "이번 여행을 통해 깨달은 것은 '세상은 아름답고 따뜻하다'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학생들,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공부보다 꿈과 희망과 비전이라는 것, 젊은이는 고생을 해봐야 성장한다는 것, 자신을 낳고 키워주신 부모님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고 책에서 고백한다.

군대 생활을 마치고 다시 미국 버클리 음대에 돌아갈 정 군은 도전에서 얻은 경험과 사색을 다른 젊은이들과 나누기 위해 '젊은 날의 발견'을 펴냈다고 말한다.

언론인 출신인 정 군의 부친인 예아름미디어(02-2275-0924, www.jemedia.net)의 정우택 대표)는 '정말 대단하다'는 독자들의 반응에 대해 단지 겸연쩍어하는 표정을 보인다. 정말 대단한 사람은 정 군의 도전정신을 꺽지 않고 뒷전에서 알게 모르게 기도하며 완주를 소망한 정 대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젊은 날의 발견'은 분명 젊은이와 부모 모두에게 교훈을 준다. 머리에 든 것은 많지만 의지와 독립정신이 부족한 젊은이에게는 도전과 용기를, 학벌병에 걸려 자녀에게 공부만 강요하는 부모에게는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젊은이 스스로 구입해서 읽어도 좋지만 자녀를 강하게 키우고 싶은 부모님들이 먼저 읽어보고 자녀에게 권해도 좋은 책이다. 자녀와 부모가 함께 읽으면 더 좋은 책이지 않나 싶다.

김원기 기자 hikwk@dig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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