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 신간 '스무살, 도쿄'

누구에게나 '인생'이라는 자신만의 작품이 있다. 살아가는 동안 온전히 나만의 작품이 되는 그것은 인생 전반에 걸쳐 제 모습을 찾게 된다. 하지만 단 하루의 삶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진정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된다면 그 역시 무시 할 수 없으리라. 소설 '공중그네'로 잘 알려진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신간 '스무살, 도쿄' 역시 이 점을 착안한 책이다. 단순히 책 제목만 보고 '스무살의 성장기' 쯤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오쿠다 히데오는 단 하루의 이야기를 오려내어 한 해를 묘사하고, 그렇게 모아들인 6일간의 에피소드로 한 인물의 20대 청춘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주인공 다무라 히사오는 도쿄로 상경해 하루하루를 생활한다. 특별할 것 없는 자신의 평범한 청춘의 삶 속에서 그는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게 된다.

그는 “실패가 없는 일에는 성공도 없어. 성공과 실패가 있다는 건 참으로 멋진 일이야. 그거야말로 살아있다는 실감이란 말씀이야!”라고 말한다. 히사오의 삶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작가는 주인공의 인생 전반을 서사적으로 나열하기보다 인상적인 삶의 부분을 확대해 인생의 흐름에 연결한다. 자칫 내용의 인과관계가 흐트러질 수 구성에도 불구하고 그는 탄탄한 구성을 앞세워 독특한 전개를 이어나간다. 본인 특유의 필체로 속도감 넘치는 문장과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며 이면에는 젊은 시절 누군가가 겪었을 아픔과 고민, 열정 등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아 이야기를 전한다.

오쿠다 히데오/ 은행나무/ 초판 5월 26일/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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