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지진 발생 횟수 기존 2배 증가

중국 쓰촨성(四川省) 대지진으로 중국에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과연 한반도도 지진의 안전지대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 동안 지진 발생 횟수가 연평균 40여회로 기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보고돼, 한반도 역시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지진위험에 취약한 초고층 빌딩과 아파트, 원자력 발전소, KTX 등의 시설이 급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투데이 코리아에서는 지진의 원인과 과거의 피해 사례, 한반도의 지진 가능성, 그리고 정부의 대응계획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지진의 원인은 판과 판 사이의 충돌

지진의 원인은 1912년 발표된 독일의 지질학자 알프레드 베게너의 판(板)구조론에 의해 설명된다. 판구조론에 의하면 지구는 맨틀 위를 따다니는 거대한 암석층으로 이루어진 지각판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판은 유라시아판, 태평양판, 북미판, 필리핀판, 아프리카판 등 15개로 나눠져 있다.

여기서 지진은 맞닿아 있는 판들끼리 갑작스레 확장하거나 충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지진이 발생하기 쉬운 지역은 보통 판 경계 부근이다.

다행히 한반도는 유라시아·태평양판 경계부에서 수백㎞나 떨어져 있어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그렇다고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덕기 기상청 지진감시 과장에 따르면 “판구조의 내부에서도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판 내부의 에너지가 오랜 기간 쌓이면 강진이 발생하는데 그 예가 바로 중국 탕산 (唐山)대지진이다.”고 밝혔다.

판구조 내부라도 강진 발생

허베이(河北)성 탕산에서 1976년 7월 28일 새벽 3시께 리히터 규모 7.8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불과 14-16초 사이의 지진으로 24만 명이 사망했고 16만 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하고 있다. 탕산시 주민의 절반이 하루 밤 사이에 목숨을 잃은 것이다. 온 가족이 모두 사망한 가정이 7,200가구, 고아로 남겨진 아이들이 4,200여명이다.

중국과 비교할 규모는 아니지만 한국도 20년 전 꽤 강한 지진을 경험했다. 홍성 지진이다. 78년 10월 충청남도 홍성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5.0짜리 지진으로 건물 118동이 부서지고 1000여개의 건물에 균열이 생겼다. 다행히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2명이 다치고 3억원의 재산피해를 봤다. 즉 우리나라도 6.0 이상의 강진이 언제든 찾아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조선시대 지진활동 잦아

역사기록상에도 조선 시대 무렵 활발한 지진 활동과 강진이 있음이 밝혀졌다.
특히 숙종 7년인 1681년에 발생한 조선왕조실록의 지진 기록에 따르면 “강원도에서 지진이 일어났는데, 양양에서는 바닷물이 요동치고 설악산 신흥사 및 계조굴의 거임이 모두 붕괴되었으며 삼척 두타산, 평창, 정선 산에서도 암석이 추락하는 변괴가 있는 등 강릉·양양·삼척·울진·평해·정선 등의 고을에서 거의 10여 차례나 지동(地動)하였고 8도(道)에서 모두 지진이 일어났다”고 적혀 있어 당시 상당한 피해를 준 강진이 발생했음을 보여준다.


독일 포츠담 지구과학 연구소 지구자기장 연구팀에 따르면 이러한 조선시대의 지진 활동의 증감 추세에 대해 전세계적인 지구 자기장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조선중기 당시 자기장의 변화수치는 매우 활발했고 지진 발생량도 증가했다.

이에 포츠담 연구소는 근래 활발해진 지진 활동과 최근 100년 전부터 지구자기장의 변화가 지진발생 증가세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를 찾는 연구를 하고 있다. 연구소 측은 최근 지구 자기장 운동이 활발해 한반도의 지진 발생 가능성이 과거보다 더욱 증가할 것이라 예측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대형 지진이 한반도에 발생할 징후는 없다고 말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인 신진수 박사는 “최근 5년간 지진 관측횟수가 이전보다 2배로 늘고 있는 것은 실제 지진의 증가가 원인 아닌 전국적인 지진관측망 구축과 관측장비의 성능이 좋아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며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유의미한 지진은 실질적으로 거의 발생한 바 없어, 지진위험이 크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 박사는 “한반도 지진 발생의 증가여부에 관계없이, 원자력발전소나 고속전철(KTX), 초고층 빌딩이 늘고 아파트가 고층화하는 등 지진의 '잠재적 위험'은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런 측면에서 지진대책을 재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지진대비

갈수록 늘어나는 지진위험에 대한 우려에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는 13일 '우리나라의 지진대책'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의 '지진피해 대응계획'을 소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78년 홍성 지진 이후 댐ㆍ터널ㆍ교량ㆍ공항시설 등 주요 국가 시설물에 대해 평균 규모 6.0의 강진에 대한 내진설계를 의무화하고 있음을 밝혔고 그 결과 댐(28개소)과 공항(15개소)은 이미 내진 설계기준이 적용됐거나 내진성능 평가 결과 안전한 시설물로 판명됐다.

지하철은 총 23개 노선 중 10개 노선은 설계 기준이 적용됐거나 내진성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됐고 나머지 13개 노선에 대해서는 내년까지 내진성능 평가를 거쳐 오는 2012년까지 내진 보강을 완료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탕산 대지진과 쓰촨 대지진의 사례를 타산지석 삼아 '지진재해 대책 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재난피해 대응체계를 마련해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웅건 기자 k2prm@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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