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달러의 소녀' 위성미(17.나이키골프)가 8번째 남자무대 도전인 한국프로골프 SK텔레콤오픈 첫날 언더파 스코어를 내며 컷 통과 가능성에 푸른 신호등을 켰다.

'탱크' 최경주(36.나이키골프)는 4언더파 68타를 때려 2년 연속 우승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위성미는 4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하늘코스(파72.7천135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28위에 올랐다.

선두 애덤 리 비스콘티(호주.65타)에 5타 뒤진 위성미는 2003년 박세리(29.CJ)가 SBS최강전에서 컷을 통과한 뒤 한국프로골프 사상 두번째로 컷을 통과하는 여자선수가 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했다.

위성미가 남자프로대회에서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네번째.

오전 6시59분 일찌감치 10번홀(파5)에서 경기를 시작한 위성미는 감기 몸살 기운에 있었지만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긴장감 탓인지 첫 티샷 때는 어드레스를 한번 풀었다가 페어웨이 한 가운데로 드라이브샷을 날린 위성미는 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기분좋게 물꼬를 텄다.

11번홀부터 14번홀까지는 파행진.

11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샷이 길게 떨어졌지만 10m가 넘는 긴 퍼트를 홀에 잘 붙였고 12번홀(파3.211야드)에서는 티샷이 벙커에 빠졌지만 2.5m 파퍼트를 성공시켜 위기를 넘겼다.

13번홀(파4)에서 맞은 3m 버디 기회는 볼이 홀 언저리를 맞고 튕겨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290야드의 장타를 터뜨린 14번홀(파4)도 두번째샷이 홀과 다소 거리가 있어 파에 그쳤지만 15번홀(파4)에서는 9번 아이언으로 홀 옆 4m에 안착시킨 뒤 버디를 보탰다.

16번홀(파3.197야드)에서 티샷이 그린 왼쪽의 황무지나 다름없는 곳에 떨어져 또 한번 위기가 찾아왔지만 웨지샷으로 그린에 볼을 올린 뒤 6m 가량 내리막 파퍼트를 성공시켜 갤러리들의 환호를 받았다.

더 큰 위기는 17번홀(파4)에서 찾아왔다.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렸고 두번째샷은 왼쪽으로 감기면서 물에 빠져버렸다.

그렇지만 벌타를 받고 친 4번째샷을 홀 80㎝에 붙여 보기로 막아냈다.

1번홀(파4)과 2번홀(파4)에서는 잇따라 완벽한 버디 찬스를 만들어내 갈채를 받은 위성미는 하지만 컨디션이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남은 7개홀을 다소 어렵게 끌고 갔다.

6번홀(파5)에서 두번째 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진 데 이어 세번째샷마저 짧았고 굴려 친 어프로치샷마저 핀을 2m나 지나치면서 1타를 잃었다.

파5홀에서는 반드시 버디를 잡아내야 하는 위성미로서는 기분이 상하는 대목.

남은 3개홀 연속 파세이브로 경기를 끝낸 위성미는 "첫날 성적에 만족한다"면서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위성미는 이날 드라이버로 친 티샷 비거리가 270∼280야드에 이르러 동반 플레이어 김대섭(25.SK텔레콤)과 테리 필카다리스(호주)와 엇비슷하면서도 페어웨이를 벗어나는 일이 거의 없었고 그린 공략에서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퍼팅 역시 3퍼트는 한번도 없었고 중압감이 큰 파퍼트도 실수없이 성공시켜 기량이 뚜렷하게 향상됐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코스가 비교적 짧고 바람도 거의 없는 화창한 날씨 속에서 치러진 1라운드에서 언더파 스코어를 낸 선수가 무려 64명이나 쏟아져 위성미의 컷 통과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위성미가 같은 2언더파 70타 이상을 친 선수만도 46명에 이르러 공동 60위까지 끊는 컷을 통과하려면 2라운드에서도 언더파 스코어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회장에는 4천여명의 갤러리가 몰려 위성미의 경기를 관전했으며 200명이 넘는 보도진이 몰려 치열한 취재경쟁을 벌였다.

오전 11시19분 1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최경주는 전반에만 5개의 버디를 뽑아내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3승의 위력을 아낌없이 보였다.

3번홀(파5.541야드)에서는 두번째샷을 그린에 올려 간단하게 버디를 챙기는 등 장타력도 돋보였다.

그러나 최경주는 오후 들어 바닷바람이 강해지면서 그린 공략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고 16번홀(파3)에서 이날 첫 보기를 기록해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는 회심의 버디 퍼트가 홀을 한바퀴 돌아나오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첫날을 4언더파 68타로 마무리지어 공동 5위에 오른 최경주는 "매일 4언더파씩 나흘 동안 친다는 계산인데 이만하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작년 필리핀오픈 우승자 비스콘티는 버디 8개와 보기 1개로 단독 선두에 나섰고 매경오픈 때 홀인원의 행운으로 우승상금을 웃도는 고가 승용차를 받았던 이안 스틸(말레이시아), 작년 한국프로골프 2부투어 상금왕 이승호(20) 등이 5언더파 67타를 쳐 공동2위 그룹에 합류했다.

최고령 우승 기록(50세)을 갖고 있는 최상호(51.동아회원권)는 4언더파 68타로 선전하며 노익장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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