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반 = '아드보카트식 축구는 아직도 진행 중'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06 독일월드컵 축구대회 본선 G조 첫 상대인 토고의 '맞춤 상대' 세네갈을 상대로 1-1로 비기면서 경기장을 가득 메운 축구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대표팀은 소집훈련 10일째를 맞아 처음 치른 평가전에서 후반 20분 김두현(성남)이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9분 뒤 동점골을 내주면서 무승부로 평가전을 마쳤다.

무엇보다 대표팀은 이날 전반전과 후반전 중반까지 중앙 미드필더진과 공격진 간 세밀한 패스 연결이 매끄럽지 않았고 포백(4-back) 라인의 조화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제대로 된 골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추구하는 강한 압박과 세밀한 패스게임이 아직까지 태극전사들의 뼛속 깊이 스며들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

조영증 대한축구협회 파주트레이닝센터장은 "세네갈의 전력이 생각보다 강해 선수들이 당황한 것 같다"며 "미드필더진이 패스의 연결고리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고 지적했다.

조 센터장은 "미드필더진을 생략한 채 수비진에서 최전방으로 볼을 올리다 보니 안정환(뒤스부르크) 등 공격진들이 고립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서형욱 MBC해설위원 역시 "세네갈이 스리백으로 나서다 보니 미드필드 지역에서 상대 선수들에게 숫자상으로 밀렸다"며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중 1명을 공격형으로 올려 중원싸움에서 압도해야 했다"고 평가했다.

서 해설위원은 이어 "안정환의 움직임이 많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김두현(성남)과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며 "왼쪽 측면으로 나선 송종국(수원)의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아 대인 마크에서 뒤지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날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결장한 대표팀은 김두현을 꼭짓점으로 이호(울산)와 백지훈(FC서울)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그러나 대표팀은 미드필더진들이 상대 미드필더의 압박에 막히면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해주지 못하자 최후방 수비 라인에서 무리한 롱패스를 연발하면서 공격의 정확도를 크게 떨어트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준희 KBS해설위원도 "중원에서 힘들게 압박을 통해 볼을 따낸 뒤 역습 상황을 만들어도 세밀한 패스 연결 플레이가 이어지지 못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며 "아직까지 미드필더와 공격진의 긴밀한 호흡이 아쉽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트플레이에선 기존의 방식과 달라진 점으로 보여줘 다양한 공격 방식을 시도하고 있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노력이 엿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대표팀은 주로 측면돌파 이후 페널티 지역에 있는 공격수를 향해 크로스를 띄웠지만 이날 세네갈전에서는 페널티 아크 뒤쪽의 2선에 포진한 공격수들에게 낮고 빠른 패스를 많이 내줬다.

무리하게 공격수를 상대 수비수와 경쟁시키는 것보다 킥이 강한 김두현과 백지훈 등 2선의 미드필더들에게 슈팅찬스를 내주는 방식으로 득점의 효율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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