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통합민주당 박주선 의원>
지난 4월 9일,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가 마무리 되고 개표 방송이 불을 뿜던 밤 8시께, 전국 최초로 '박주선 후보 당선 확정'이라는 TV 자막이 나오던 순간, 환호하는 지지자들과 감격에 겨웠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돌이켜보면, 2000년 4월 13일, 제16대 총선에 첫 출마하여 현역 의원을 제치고 무소속 당선을 일구었을 때는 저에게 닥쳐올 앞날의 고난을 예측하지 못하고 '장밋빛 정치적 미래'에 대한 기쁨으로 다소 들떴다면, 이번 총선에서는 지난 날의 '세 번 구속 세 번 무죄'와 같은, 차마 사람으로는 견디기 힘든 시련을 극복한 후의 승리였기에 저의 가슴에는 온통 모든 분들에 대한 감사의 파도가 일렁이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이 날, 승리를 자축하기 위해 마련된 회의실 정면에 '박주선의 아름다운 부활'이라고 적힌 민주당 당원 동지들의 축하 플래카드를 읽으면서 눈시울이 뜨거웠던 것도 제가 걸어온 몇 년간의 가시밭길이 주마등처럼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필선고기심지(必先苦其心志)'.

참으로 힘들었던 시절에 제가 늘 되뇌던 맹자(孟子)의 한 구절입니다. 어떤 선배님께서 저를 위로하며 말씀해주신 이 구절은 '큰 일을 할 사람에게는 하늘이 반드시 큰 시련을 내린다'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그 큰 일을 감당해 나갈 만한 굳은 의지를 갖기 위해 먼저 심신단련에 필요한 고생을 시키고 마음과 생각을 고달프게 한다는 말입니다.

우리 광주가 학생독립운동, 5·18 민주화 운동 등 숱한 역사의 수난과 아픔을 딛고 세계적인 민주인권의 성지로 우뚝 섰고, 이제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는 점에서, 제가 걸어온 길이 광주와의 숙명적 만남을 예비했는지 모른다고 생각해 본 적도 있습니다. 정치인이면 누구나 지역 기반을 중시합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정치적 불모지나 다름없는 광주를 지역구로 선택할 때도 그 어떤 확신이 있었기에 결코 주저하거나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번 총선에서 호남 정치 1번지의 자존심을 지켜온 광주 동구에서, 그것도 88.73%라는 예상 밖의 전국 최고 득표율로 당선됐습니다만, 이 영광은 저 개인의 몫이 아니라 동구 구민과 광주 시민께 돌려드려야 할 위대한 영광이요, 한편으로는 저 박주선에게 호남의 자존심을 지키며 반드시 1등 국회의원이 되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도의 독립 운동가로서 초대 수상을 지낸 네루는 “승리는 목적이 아니다. 목적에 이르는 하나의 단계이며 장애물을 제거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목표를 잃으면 승리도 공허하게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번 총선 승리의 의미를 동구 구민과 광주 시민의 공동 목표, 즉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감의 결정체라고 규정하고 싶습니다. 국회의원 한 사람의 힘이 미약할지라도, 지역 주민과 호흡을 함께 한다면 지역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숱한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며, 지역 주민과 미래를 함께 설계한다면 더 나은 지역사회 건설의 꿈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저는 네루 수상의 금언(金言)을 뇌리에 담고, 광주의 혼(魂)을 가슴에 안고, 무등의 기상(氣像)을 양손에 움켜쥐고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광주와 박주선의 희망찬 동행을 시작하려 합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정쟁의 공간'이 아니라 '일하는 공간'으로, 국회의원이 '특권의 상징'이 아니라 '서민의 친구'로 국민들에게 각인될 수 있도록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선거운동 기간 중에 만났던 수많은 소외계층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그 분들의 고통을 가슴으로 아파하는 정치인이 될 것을 다짐해 봅니다.

박주선(통합민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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