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까지 총체적 난조.. 풀어야 할 숙제 많다

(에든버러<스코틀랜드>=연합뉴스) 특별취재반 = 아드보카트호가 독일월드컵 본선 첫 경기를 불과 9일 남긴 시점에서 적잖은 숙제를 떠안았다.
4일 밤(이하 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이스터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 평가전에서 아드보카트호는 공격, 중원, 수비진 가릴 것없이 상당한 문제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과 상대팀인 가나의 라토미르 두이코비치 감독이 모두 태극호의 '부실'을 지적했고 지상파 3사 방송 해설위원들도 한결같이 심각한 불균형과 활력의 실종을 꼬집었다.
아드보카트호가 일시적인 부진에 빠진 것인지, 총체적으로 컨디션 난조를 겪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가나가 예상보다 훨씬 강한 팀인지 정확한 분석이 필요한 때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난달 26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서 완승을 거둔 이후 유럽 현지에서 치른 노르웨이, 가나와 평가전에서 두 번 연속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 독일로 가는 장도 앞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는 사실이다.
◇공격진 : 무뎌진 속도와 패스
전문가들은 공격진이 속도에서 가나에 완전히 밀렸다고 진단했다. 박주영, 안정환, 이천수가 전반 스리톱으로 나섰고 후반에는 안정환 대신 조재진이 투입됐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좌우 윙포워드 박주영과 이천수의 측면 활용은 전반에는 괜찮은 편이었지만 후반에는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또 안정환에게 배급되는 패스가 미드필드를 거쳐 세밀하게 연결되지 않다 보니까 볼이 떠서 전해지거나 패스 자체가 거칠어 원톱 공격수가 결정력을 발휘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스리톱이 골문 쪽을 향해 전진하려는 패턴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도 공격진의 문제로 노출되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도 이를 인식한 듯 "우리 팀 플레이의 예리함이 많이 떨어져있음을 실감했다"고 평가했다.
◇중원 : 두 게임 계속된 압박의 실종
아드보카트호의 중원은 가나전에서 박지성, 이을용, 이호로 삼각편대를 짜 베스트에 가까운 진용을 내세웠다. 후반에는 김남일을 가세시켰다.
그러나 큰 그림에서 볼 때 압박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전반 초반 이을용과 이호의 압박이 비교적 괜찮게 먹혀들었지만 워낙 개인기가 좋은 가나의 미드필더진에 1대1에서 밀리면서 후반에는 스루패스와 측면 돌파를 많이 허용했다.
마이클 에시엔, 설리 문타리, 스티븐 아피아 등 기술과 스피드를 겸비한 가나의 미드필더들에게 전.후반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2일 노르웨이전에서는 김두현, 백지훈, 김상식으로 백업 미드필더진이 나갔기 때문에 변명의 여지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실패의 원인을 빨리 진단해 개선점을 찾아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황선홍 SBS 해설위원은 "박지성은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되지 않아 수비 가담을 줄이면서 비교적 자유롭게 뛰도록 한 것 같다"고 평했다.
'중원의 핵' 박지성이 '100% 전력 투구'를 다 할 수 없는 상황이란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미드필더진에서 전방으로 투입되는 '킬 패스'를 1차 저지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후반에 많은 위기를 맞았고 결과적으로 두 골을 헌납하는 빌미를 제공했음은 부인하기 힘들다.
◇수비진 : 위험지역서 느슨한 대응
수비진은 오른쪽 윙백 송종국이 아드보카트호에 합류한 이후 가장 좋은 몸놀림으로 비교적 활발한 오버래핑과 사이드 압박을 보여줬을 뿐 중앙에서는 많은 허점을 드러냈다.
가나의 두이코비치 감독도 '한국의 약점을 지적하라'는 요구에 "수비진에 많은 구멍이 있었다"고 평했다.
전반에는 포백 수비라인의 간격이 중앙 쪽으로 너무 좁혀지다보니까 양쪽 사이드 돌파를 자주 허용했다. 수비 숫자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진로를 차단하지 못하는 우도 저질렀다.
후반에는 위험지역에 볼이 투입됐는데도 느슨하게 대응한 게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차범근 MBC 해설위원은 "위험지역에서는 더 강하게 붙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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