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고전에 150만 거리응원…영화관에도 수십만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조성미 기자 =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G조에 속한 우리 국가대표팀이 토고를 상대로 첫 경기를 벌이는 13일 밤 태극전사들의 쾌승을 염원하는 `대~한민국' 함성과 붉은 물결이 전국을 뒤덮는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경기 시작 5시간 전인 이날 오후 5시(한국시각)부터 자정께까지 전국 187곳에 148만명이 운집, 세계적 볼거리로 부상한 한국식거리응원을 펼친다.
특히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 등 서울 도심지역에 15만명이 운집하는 것을 비롯해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5만명,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 10만명,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5만명, 경기 과천 서울경마장에 5만명 등 전국 주요 지역에는 수만명에서 10만명이 넘는 인파가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응원열기를 재현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일반 경찰관 4천200여명과 전의경 85개 중대를 이들 지역에 집중 배치, 안전사고에 대비한다.
경기장이나 길거리 대신 영화관에 모여 편안히 단체응원을 하는 이들도 수십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CGV, 메가박스, 롯데 시네마, 프리머스 시네마 등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은 전국 수백개 상영관에서 월드컵 경기 단체시청 이벤트를 열 예정인 가운데 일부는 경기 시작 전 영화 시사회와 약식파티로 흥을 돋운다.
이에 앞서 대표팀의 독일월드컵 첫승을 기원하는 이색 응원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잇따라 열려 눈길을 끌었다.
국민생활체육승마전국협의회 소속 승마클럽 회원들은 이날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양여자대학에서 청계천을 거쳐 서울광장까지 한국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기마(騎馬) 퍼레이드를 했다.
이들은 전국 각지에서 모은 20여마리 말의 고삐, 안장 등에 태극기와 각종 붉은 응원도구를 붙여 치장한 뒤 역시 태극기와 붉은악마기, 페이스페인팅 등으로 온 몸을 꾸민 기수를 태워 행진했다.
주최측은 "시작 장소인 한양여전 터는 100년전인 조선시대까지 왕이 말의 조상에게 마조제(馬祖祭)를 지내던 곳"이라며 "말의 빠르고 튼튼한 기운을 빌려 우리나라가 16강에 진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문 태극전사들의 눈부신 활약을 기원하는 대학생들 행사도 열렸다.
건국대는 이날 토고와 첫 경기를 앞두고 학생, 교직원들이 쓴 월드컵 승리 기원문이 실린 61.3m 길이의 대형 현수막을 노천극장에 게시했다.
월드컵이 끝나면 학교 박물관에 기증될 이 현수막에는 건국대 출신인 이영표, 김영철 선수의 캐리커처도 그려 넣어 선전을 기원하는 모교의 마음을 전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태극기 아래 하나가 돼 `꿈은 이루어진다'를 외치기도 했다.
성동종합사회복지관은 이날 오후 성동구 소월아트홀 앞 무지개광장에서 지역주민과 복지관 이용자 등 2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토고전 개막 전에 노래공연과 응원전을 펼쳤다.
복지관 관계자는 "월드컵을 맞아 장애인, 비장애인이 거리응원을 함께 즐기며 지역사회에서 하나로 어울리고자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국토의 동쪽 끝을 외로이 지키는 독도수비대 대원 30여명은 경계근무자를 제외한 전원이 모여 조촐한 다과회를 하며 50인치 TV로 토고전 경기를 지켜볼 예정이다.
이성규(23) 상경은 "학생 시절이던 2002년에는 대구 중앙로에서 친구들과 함께 대형 전광판을 보며 거리응원을 했는데 지금도 그 때의 감동이 생생하다"며 "독도에서 지켜보는 이번 경기도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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