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 9주만에 필드에 복귀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골프 첫날 극심한 샷 난조로 중위권에 그쳤다.

우즈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매머로넥 윙드풋골프장 서코스(파70. 7천264야드)에서 열린 첫날 1라운드에서 버디는 2개 밖에 잡아내지 못하고 더블보기 1개와 보기 6개를 더해 6오버파 76타를 쳐 공동 68위에 머물렀다.

실전 감각이 사라진 듯 샷이 흔들렸고 퍼팅도 신통치 않았다.

드라이브샷의 페어웨이 안착이 고작 세 차례에 불과했던 우즈는 특히 1번홀부터 3번홀까지 1.8∼2.4m 파퍼트를 모두 빠트린 것이 더 실망스러웠다.

우즈가 메이저대회에서 1라운드를 오버파 스코어를 내고도 우승한 것은 작년 마스터스 때 뿐이다. 당시 우즈는 첫날 2오버파 74타를 쳤다.

작년 이 대회 공동 15위를 뛰어넘는 성적을 기대하고 있는 최경주(36.나이키골프)도 우즈와 함께 76타를 쳐 공동 68위로 밀려나 출발은 좋지 않았다.

난코스에서 그런대로 위험지역을 잘 피해간 최경주는 36개에 이른 퍼팅 부진에 발목을 잡혀 버디없이 보기 6개를 스코어카드에 적어냈다.

그러나 버디 1개나 보기 1개가 20계단 안팎의 순위를 끌어 올리고 내리는 US오픈의 특성을 감안하면 우즈와 최경주는 낙담하기는 이르다.

우즈도 1951년 당시 벤 호건과 1955년 대회 때 잭 플렉이 1라운드에서 76타를 치고 우승한 적이 있음을 들어 "전례가 있는 일 아니냐"며 태연한 표정이었다.

아버지를 잃은 뒤 처음 출전한 우즈는 "사람들이 모두 내게 안됐다는 듯한 눈길을 주는데 나는 오로지 경기에만 전념할 뿐"이라고 우승 의지를 다졌다.

선두는 1언더파 69타를 때린 42세의 베테랑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

깊은 러프와 유리알 그린으로 무장한 윙드풋골프장이 허용한 단 1명의 언더파 스코어가 몽고메리 몫이었다.

한때 유럽프로골프 최고수로 군림했던 몽고메리는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나홀로' 언더파 스코어를 내며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기회를 잡았다.

전성기 때 유럽투어 상금왕을 7년 연속 차지하면서도 정작 메이저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몽고메리는 지난해 유럽투어 상금왕 복귀에 이어 1997년 대회에 이어 US오픈에서 9년만에 순위표 맨 윗줄을 꿰차는 기쁨을 맛봤다.

몽고메리는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라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표정관리에 나섰다.

우즈보다 우승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은 필 미켈슨(미국)은 이븐파 70타로 몽고메리에 1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라 지난해 PGA챔피언십과 지난 4월 마스터스에 이어 메이저대회 3연승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마스터스 때 드라이버를 2개나 갖고 출전했지만 이번에는 웨지 4개로 무장한 미켈슨은 "이런 코스에서는 그저 파를 목표로 경기를 운영해야 한다"면서 오버파 스코어를 피한 데 만족감을 표시했다.

2003년 이 대회 우승자 짐 퓨릭(미국)도 70타를 쳐 3년만에 US오픈 두번째 우승에 푸른 신호를 켰다.

유럽투어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데이비드 하웰(잉글랜드)과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도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려 첫날 리더보드 상단을 유럽파가 휩쓸었다.

1오버파 71타를 쳐 공동7위에 오른 비제이 싱(피지)과 마이크 위어(캐나다), 프레드 펑크(미국), 죠프 오길비(호주) 등도 1라운드를 잘 치러냈다.

최경주와 동반 플레이를 치른 어니 엘스(남아공)는 4오버파 74타를 쳐 공동39위를 달렸고 작년 챔피언 마이클 캠벨(뉴질랜드)은 5오버파 75타로 공동52위로 밀렸다.

1974년 US오픈 때 7오버파 287타라는 우승 스코어를 내 악명을 떨쳤던 윙드풋골프장은 22명이 80대 타수를 기록하며 '대학살'을 예고했다.

khoon@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