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 비하, 가족조롱 등 '설' 난무

마테라치 인종차별 발언이면 중징계 예상

(서울=연합뉴스) '더러운 테러리스트의 아들', '네 누이는 매춘부' , '네 어머니가 추악하게 죽어가길 빌어주마'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축구대회 결승 이탈리아-프랑스전에서 지네딘 지단(34.프랑스)과 마르코 마테라치(33.이탈리아)가 주고받은 언사를 놓고 각종 설(說)이 난무하고 있다.

전 세계 각종 매체들이 독화술 전문가 등을 동원해 지단의 박치기 퇴장이 발생하기 전 마테라치가 지단에게 어떤 욕을 퍼부었는지 잇따라 보도하고 있지만 마테라치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반면 지단은 아직까지 이번 사건에 대해 단 한 마디도 입을 열지 않아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단-마테라치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가자 공식적으로 징계를 겨냥한 조사에 돌입하겠다고 12일 밝혔다.

FIFA는 성명을 통해 "이 사건을 둘러싼 정황을 가능한 한 정확히 밝혀내 지단의 행동을 유발한 원인이 무엇인지 파헤치고자 한다"고 말했다.

FIFA의 조사는 마테라치의 발언이 어떤 유형이었는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FIFA는 이번 독일월드컵을 '인종차별적 행위와 발언이 없는 대회'로 만드는 데 무엇보다 공을 들여왔다.

따라서 마테라치의 발언에 인종차별적인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이탈리아의 우승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이탈리아축구협회 또는 선수 개인에 대한 중징계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

FIFA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선수나 서포터스의 책임을 물어 해당 축구협회에도 징계를 내린 전례가 있다.

또 지단을 퇴장시킨 아르헨티나 출신의 오라시오 엘리손도 주심에게 당시 상황이 전달된 과정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FIFA는 대기심인 루이스 메디나 칸탈레호가 터치라인 밖에서 상황을 주시한 뒤 커뮤케이션 장비를 통해 엘리손도 주심에게 연락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마테라치는 프랑스 인종차별 감시단체 'SOS 라시슴(Racism)'이 '더러운 테러리스트'라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난 테러리스트라는 말의 뜻도 모른다"며 인종차별 발언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영국과 브라질, 이탈리아 언론은 마테라치가 지단에게 '더러운 테러리스트의 아들', '네 유니폼을 가져가느니 네 아내의 옷을 입는 게 낫겠다', '네 누이는 매춘부' 라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보도했다.

마테라치는 이에 대해 "지단이 매우 거만하게 나를 아래 위로 훑어보면서 '유니폼이 갖고 싶냐. 경기가 끝나고 주마'라고 먼저 조롱해 이에 대응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마테라치는 "늘 그라운드에서 할 수 있는 그런 욕을 한 것이고 인종차별적 발언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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