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졸속 협상에 대한 국민들의 들끓는 비난 여론이 '정권퇴진' 구호로까지 확산되는 등 정부여당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가운데서도 여권의 내부 권력투쟁이 실로 점입가경이다.

그 발단은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서울 서대문구을)의 폭탄발언.

'조선일보'가 지난 7일 보도한 바에 의하면 정두언 의원은 최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욕심 없는 줄 알았던 A씨가 2인자 행세를 하고 있고 B비서관은 '이간질과 음해, 모략의 명수'이고 호가호위 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정 의원은 “D의원은 부작용이 있어도 권력을 장악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청와대의 A수석과 B, C 비서관, D 국회의원을 '국정난맥상의 진원지'로 지목하며 “이들이 소위 '강부자·고소영 내각'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들에서 “최근 들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특히 언론으로부터 '왜 일이 이렇게까지 됐나'하는 류의 질문을 많이 받고 이명박 정부의 탄생에 참여한 저로서는 이런 질문에 대해 무한한 책임감과 함께 참으로 곤혹스러운 심정이 아닐 수 없다”며 “많은 원인과 이유가 있을 것이지만 나는 그것을 한마디로 '대통령 주변 일부 인사들에 의한 권력의 사유화'로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에서 나는 이 얘기를 한 것”이라며 “나는 이 어두운 얘기가 빨리 공개돼서 바로잡아지는 것이 일의 시작이라고 생각해 두려운 마음으로 얘기를 꺼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두언 의원의 이 말이 일으킨 파문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정 의원이 '이간질과 음해, 모략의 명수이고 호가호위 했다'고 비난한 당사자로 지목된 박영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은 지난 8일자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정 의원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정 의원이 '강부자' '고소영' 내각을 내 책임으로 돌리면서 박미석 전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을 거론한 대목은 인격살인에 해당하고 비열한 짓”이라며 정 의원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배용수 청와대 부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박 비서관은 '중앙 선데이와 인터뷰 한적이 없으며 이 같은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일이 없어 황당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앙선데이는 박 비서관의 인터뷰를 소개한 기사에서 “박 비서관은 자신의 말이 기사화되는 것을 거부했으나 사안의 중요성에 비춰 박 비서관 발언의 일부를 공개한다”고 썼다.

투데이코리아 이광효 기자 leekhyo@today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