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의 '대들보' 박태환(17.경기고)이 25m 쇼트코스에 이어 50m 정규코스 대회에서도 은메달을 따내며 아시아신기록을 세웠다.

박태환은 18일(한국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에서 펼쳐진 2006 범태평양 수영대회 첫날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7초51에 물살을 갈라 클레트 켈러(1분46초20.미국)에 이어 2위로 골인했다.

박태환은 이로써 장린(중국)이 2005년 7월 몬트리올 세계선수권에서 작성한 아시아신기록(1분48초10)을 갈아치웠고, 지난 6월 울산에서 열렸던 국가대표 공인기록평가회에서 자신이 세웠던 한국신기록(1분48초82)도 1초31 앞당겼다.

지난해 11월 마카오에서 열린 동아시아대회 자유형 1,500m에서 15분00초27로 들어오며 기존 아시아기록을 깼지만 장린(15분00초27)에 이어 2위로 들어왔던 박태환은 이로써 한국 수영 사상 최초로 아시아신기록 보유자가 됐다.

또 이번 대회가 세계선수권대회는 아니더라도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겨루는 정규코스 국제대회에서 한국 수영이 메달을 딴 것도 사상 처음이다.

예선에서 1분48초91을 기록하며 5위를 차지해 예선 성적 1-8위가 겨루는 결승(A파이널)에 오른 박태환은 50m를 26.03초에 4위로 끊은 뒤 100m지점에서는 53.70초로 6위에 처졌지만 150m에서 1분21초11로 5위로 따라붙은 뒤 마지막 50m에서 힘차게 물살을 헤쳐 아시아 지역 라이벌인 중국의 장린(1분47초59)을 간발의 차이로 따돌리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지난 4월 상하이에서 열린 쇼트코스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각각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박태환은 정규코스에서도 은메달을 따며 오는 12월 아시안게임은 물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밝혔다.

남자 자유형 200m 세계신기록은 호주의 수영 영웅 이안 소프가 2001년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세운 1분44초06이다.

대회 남자 접영 200m 결승에서는 아테네 올림픽 6관왕인 미국의 '수영 신동' 마이클 펠프스(20)가 1분53초80으로 우승하며 자신이 갖고 있던 종전 세계 신기록(1분53초93)을 0.13초 앞당겼다.

또 여자 접영 100m 세계랭킹 1위의 제시카 스키퍼(호주)는 여자 접영 200m 결승에서 2분5초40으로 물살을 헤쳐 오틸리아 예드르제이초크가 갖고 있던 종전 기록(2분5초61)을 0.21초 앞당기며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여자 접영 200m에는 한국 여자 수영의 희망 최혜라(15.방산중)도 참가했지만 예선에서 9위에 그쳐 결승(A파이널)에는 나가지 못했다.

최혜라는 9-16위가 치르는 B파이널에서 2분10초32로 선두로 골인하며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지난 6월 국가대표 공인기록평가회에서 자신이 세웠던 2분10초72였다.

한편 범태평양 수영대회는 수영 강국인 미국과 호주, 일본, 캐나다, 중국 등의 수영 강자들이 모두 참가하고 있는 대회다. 소프는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미국, 호주, 캐나다, 일본 등 태평양 연안 4개국이 1985년에 창설한 이 대회는 2년마다 한번씩 열리다 1999년부터 4년 주기의 대회로 바뀌었으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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