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으로 최근 한 달 수익률 마이너스, 하지만···

펀드 전성시대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국내 적립식 펀드계좌 수는 엄청난 속도로 증가해 4월 말 1566만 개를 넘어섰으며 그 금액도 70조원을 이르렀다.

더욱이 올해 들어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너도나도 해외펀드 만들기에 동참해 이제는 국내펀드 계좌수를 넘어서려 등 펀드투자 열풍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지난 3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해외펀드 계좌 수는 지난 4월 말 935만5852개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135.11%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 펀드 중 해외 주식형펀드의 증가 속도는 지난 4월말 792만7033개에 달해 엄청난 수요를 나타냈다.

이제는 국내·해외 펀드를 합친 펀드의 총 계좌 수는 1536만7776개에 이르고 있으며 '1가구 1펀드' 시대를 넘어선지 오래다.

자사운용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4월부터 해외펀드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시행됐다”며 “이에 따라 고수익을 목표로 하는 많은 투자자들이 이머징 마켓을 대상으로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달 펀드, 장마

최근 경기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이다.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위협하고 월가에서는 이번 달 내에 유가가 15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더욱 심화 시키고 있다.

이렇게 글로벌 시장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증시는 지난 주 급락을 거듭해 대부분 국내·해외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 주식펀드 수익률이 최근 1개월 -2.97%를 기록했고 주식혼합펀드의 경우 -1.30%를 기록했다. 주식펀드 3개월 수익률이 +7.23%, 주식혼합펀드가 +3.51%를 기록한 데에 비하면 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게다가 지난 유가상승으로 세계증시의 급락으로 인한 국내증시 1750선 붕괴를 합하면 수익률 급락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는 국내 주가지수가 '1700p'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 투자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미래에셋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 주 초반 1800p 선을 지켜냈지만 이내 중국시장의 급락과 더불어 장이 무너져 1750p를 1차 지지선으로 힘겨운 장을 이어갔다”며 “하지만 주 후반에 국내 투자심리가 약해져 결국 1750p 선이 깨졌다. 현재 최악의 경우 1700p까지 밀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올해 초 펀드에 가입한 김 모(26)씨는 “불안해 죽겠다. 사회 초년생으로 첫 월급을 받기 시작하면서 펀드에 가입했는데 앞으로 경기가 계속 안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져 괜히 펀드에 가입한 거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는 “차라리 이렇게 불안하게 투자할 바에는 은행 적금에 넣고 안전한 이자를 받는 것이 낫다”며 “물가가 이렇게 오르면 생활비도 부담되고 차라리 해약하는 것이 낫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뚜렷한 투자목표로 남 따라가기 식 투자로 시작한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진 세계경제로 투자방향에 혼란을 겪고 있다.

적립식·장기투자로 대처

혼란을 거듭하는 시장상황에 전문가들은 펀드투자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세 가지를 당부한다. 첫 번째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적립식 장기투자다.

전문가들은 “펀드의 투자는 올바른 선택이다. 하지만 숲을 보지 않고 하나의 나무만을 바라보기 때문에 불안해하고 자신의 투자에 확신을 가질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증시라는 것은 시장 환경에 따라, 또는 뜻밖의 상황에 의해 돈을 벌기도하고 깨지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꾸준한 투자로 이를 상쇄해 일정한 수익에 이르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달 펀드 적립을 했다가 장이 하락하더라도 다음 달 다시 일정 금액을 적립 함으로써 구매 단가를 낮추고 상승 시에 이를 다시 회복함으로써 목표한 수익을 얻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두 번째 조언은 지피지기(知彼知己)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기업, 어떤 자산에 투자하는지 모른다. 전문가는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펀드에 대한 지식이 늘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목표를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20대의 젊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결혼 비용과 집장만이란 상당한 비용 발생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주택저축·예금·부금 같은 상품에 가입하거나 장기주택마련펀드에 가입해 미래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펀드라는 것이 미래를 대비한 일종의 투자자산인 만큼 무작정 수익률만 쫓아 펀드에 가입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필요에 맞게 자금을 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마지막 세 번째는 일장춘몽(一場春夢)을 버리고 펀드 역시 분산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펀드를 투자하는 목표는 주식이란 투자자산 보다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데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전까지 50%이상 많게는 100%에 육박한 고수익을 올렸던 시절을 떠올리며, 자신이 가입한 펀드가 3, 4개월 내에 목돈이 돼 돌아올 것이란 꿈을 꾸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물론 과거처럼 몇 개월 만에 고수익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특정시기·특정국가에 일어났던 일시적인 현상이다”며 “고수익을 쫓아 BRIC's나 베트남 그리고 COMMODITY 등과 같은 특정국가나 특정 상품에 몰아 투자하는 것보다는 펀드 역시 2~3개 정도로 분산 투자해 위험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