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작고 강한 정부

최근 운전면허를 갱신하러 우리나라의 운전면허시험장에 해당하는 RMV(또는 MVA)라 불리는 곳에 갖다가 너무나도 불친절한 미국 공무원들의 태도를 보며 최근 우리나라 대민 행정관서의 서비스가 얼마나 훌륭한가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과거에 비하여 확실히 우리나라의 대민 행정 서비스가 달라졌음을 동사무소나 경찰서 등을 가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분야를 관장하는 대민 행정부서의 달라진 모습과는 달리 일반국민과의 직접적인 접촉이 없는 분야의 행정부서는 다소 이와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지난 문민정부 이후 지금의 참여정부까지 줄기차기 우리나라 정부에서 떠들어 온것이 정부혁신에 의한 작고 강한 정부의 구현이었다. 하지만 정작 요란하게 떠들어온 봐와는 달리 결과적으로는 점점 더 비대해지고 무능력해지는 정부조직의 출현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을 혁신한다고 차관급의 과기혁신 본부를 만들었으나 공무원 자리수가 늘어난 만큼 우리나라의 과기혁신에 기여한 성과가 얼마나 나타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우편사업 부분의 민영화를 통한 우정사업의 혁신을 꾀한다고 우정사업 본부를 만들더니 정작 차관급의 우정청을 만든다고 한다. 특정영역의 업무확대에 따른 별도의 조직운용이라는 미명아래 얼마나 많은 기관들이 만들어 졌던가?

문제는 이러한 조직이 새로 만들어 지고 공무원의 수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의 효율성과 생산성이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이다. ROI(투자효율성)를 외치며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는 민간 기업들에 비해 국민세금을 방만하게 쓰며 여가를 즐기는 듯한(?) 태도로 비목적성으로 돈을 낭비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정부 조직의 확대와 더불어 어찌보면 더 심각한 문제가 산하단체의 무분별한 설립이다. xxxxxx원, *****협회 등 정부의 기능을 보조하고 관련 산업을 보호 한다는 미명아래 국민의 세금을 자기돈 쓰듯 하는 기관의 난립이 극에 달하고 있다. 자기식구 감싸기 라는 묵계아래 쉽게 정부예산을 타내며 민간이 해야할 영역까지 장악하여 민간산업의 자생적 경쟁력을 약화시키는데 주도적인 역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는 민관이 협력하여 피땀흘려 지금의 경제성장을 이룩하였다. 하지만 만드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고 지금의 경제적 여유가 그냥 지켜지는것이 아니다. 한순간에 모든것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나는 생각으로 더욱더 노력하고 지혜로운 전략을 만들어 실천해 가야 하는 것이다 ... 정부부처가 앞서고 이끌고 해서 말이다.

이근호(geunho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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