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 선택의 기로에 선다. 내가 선택한 길이 바로 정도(正道)라고 단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또한 그 선택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누구도 알 수 없다. 때문에 우리는 늘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고 갈등한다.

타임스 선정 2007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작가 이언 매큐언의 신간 '체실비치에서'의 두 주인공 역시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고 힘들어한다. 차라리 상대를 조금만 덜 사랑했다면, 상대보다 나를 더 생각했다면 이야기의 전개는 전혀 다른 방향을 진행됐을까. 각기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오다 만나게 된 두 사람. 자유과 보수가 공존하는 1960년대, 자유를 갈망하면서도 보수적인 의식을 벗어던지지 못한 그 둘은 상대에 대한 배려를 오해의 씨앗으로 키워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선택의 기로에 들어선 이상 그 결과와 책임은 오롯이 나에게로 전해진다.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라면 그것으로 인한 후회와 상실감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으리라.
현대 영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이언 매큐언은 두 주인공의 사랑과 오해 그리고 선택에 대해 조곤조곤 그려간다. 잔잔하게 진행되는 그의 어조에 차분히 귀를 기울이고 있노라면 그가 전하는 이야기의 여운과 진한 감동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이언 매큐언 지음/ 문학동네/ 초판 3월 25일/ 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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